특검팀은 27일 안 전 수석을 서울 강남구 대치동 D빌딩에 있는 사무실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소환 조사자 명단에는 문 이사장과 최근 사의를 표명한 정 전 문체부 차관 등도 포함됐다. 이들이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은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던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장도 재차 불러 조사했다. 다만 최순실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조사를 받을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특검의 재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특검이 이들을 줄소환하면서 예의주시하는 부분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는 과정에 윗선의 ‘입김’이 작용했는지다. 안 전 수석을 비롯한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 문 이사장, 홍 전 본부장 등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특검은 압수수색·소환조사 과정에서 ‘안 전 수석→김 비서관→문 이사장→홍 전 본부장’으로 이어지는 외압 흐름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 합병을 둘러싼 윗선의 입김은 물론 대가성까지 철저히 규명해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한다는 것이다.
특검은 또 정 전 차관을 불러 조사해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의 실체도 밝혀낸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재직 시 ‘리스트’를 문체부로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 모철민 주프랑스 대사에게 최근 소환을 통보했다.
특검은 박 대통령 제3자 뇌물수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수사와 더불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등 신병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적색수배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중범죄 피의자에게 내리는 국제 수배로 180여개 인터폴 회원국 어디서든 신병이 확보되면 수배한 국가로 강제 압송된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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