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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투자한도 20%만 소진...선강퉁 '불안한 출발'

외국인 자금유입에도 1% 하락

국내 분위기도 후강퉁보다 차분

ETF·ETN 거래량 평소 수준

BYD등 업종 상위 종목 인기

차우충콩 홍콩거래소 이사장과 진리양 선전거래소 부이사장이 5일 홍콩증권거래소에서 교차거래 개시에 앞서 선강퉁 개통식을 갖고 있다./홍콩=AFP연합뉴스




중국 금융시장 개방의 이정표 중 하나로 평가 받는 선강퉁(선전과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이 5일 본격 개막했다. 중국 당국의 기대와는 달리 선강퉁 시행 첫날 선전증시가 하락세로 마감하며 최근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한 시선을 그대로 반영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100억원을 넘겼던 2014년 후강퉁(상하이와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 시행 첫날 거래보다 소폭 적은 약 96억원을 선강퉁에 투자했다.

이날 선전증시는 선구퉁(홍콩에서 선전으로 투자)을 통해 27억1,100만위안(약 4,631억원)의 자금이 홍콩에서 순유입돼 일일 거래 한도액 130억위안 가운데 20.7% 정도만 소진됐다. 앞서 2년 전 시행된 후강퉁 거래 첫날 하루 투자 한도액 130억위안이 모두 소진된 것에 비하면 한풀 꺾인 모습이다. 더구나 이날 선전증시가 선강퉁 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음에도 선전성분지수가 1% 넘게 하락하며 중국 금융 당국자들을 긴장케 했다. 선전증시에서 홍콩으로 순유출된 중국 본토 자금도 9억1,800만위안에 그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달러 강세와 맞물려 위안화 가치가 연일 추락하자 달러 유출에 대한 우려로 중국 당국이 외환 등 자금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다 트럼프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통화로 미중 관계에 먹구름이 짙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이탈리아의 개헌 국민투표 부결이 아시아 증시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일제히 선강퉁 거래를 개시한 국내 증권사들도 차분하게 첫 거래를 마쳤다. 금융투자협회 집계를 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날 선강퉁 거래가 가능한 16개 증권사를 통해 5,628만9,260위안(약 95억8,887만원, 신한금융투자·키움증권·KB투자증권 미집계)을 순매수했다. 후강퉁 시행 첫날 거래 금액이 1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됐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줄어든 수치다. 정인재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팀장은 “중국 투자 관련 전화 문의는 평소의 두 배 수준이었고 중국증시 거래 규모도 오전장 기준으로 전 거래일보다 3배 늘었지만 후강퉁 오픈보다 다소 차분했다”고 전했다. 선전증시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채권(ETN)의 거래량도 평소와 다름없었다. 선전증시 관련 상장지수 상품 가장 거래량이 큰 ‘KODEX 심천ChiNext(합성)’ETF는 0.44% 하락한 가운데 이날 거래량은 15만3,372주로 최근 2~3주 평균 수준을 유지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선전증시가 부진한데다 후강퉁 시행 직후 상하이증시의 급락을 경험한 학습효과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박세진 유안타증권 W프레스티지강북센터 PB는 “일부 투자자들이 선강퉁이 시행되면 매수할 종목들을 미리 선정하는 모습이었지만 정작 시행 첫날이 되자 후강퉁 시행 당시보다 보수적인 모습”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선강퉁이 시장에 가져올 긍정적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남택민 하나금융투자 해외증권팀 부장은 “홍콩·후강퉁·선강퉁을 통해 취향에 맞는 전략적인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고 선강퉁 실시에 따른 중국시장으로의 전반적 자금유입이 중국 증시 자체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국내 투자자들은 선강퉁을 통해 정보기술(IT)·전기차·헬스케어 등 현재 선전증시를 주도하는 업종 상위 종목들을 주로 매수했다. 국내 증권사 두 곳 이상에서 매수 상위 종목으로 꼽힌 기업들은 전기차 1위인 비야디(BYD), 감시카메라 업체 하이캉웨이스, 중국 소형가전 및 백색가전 1위 업체인 메이디그룹 등으로 집계됐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박준호기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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