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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의 Golf&Law] 캐디, 법적 논리로 보면 자영업자…한국 특성상 근로자성 부인 어려워

<84> 골프장 캐디는 근로자인가

골프경기보조원(캐디)의 법적 지위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캐디는 노동조합법이나 산업재해 보상보장법에 따른 근로자이기는 하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아니다.

최근 캐디의 근로자성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도 이런 이중적 지위에 근거했다. 한 골프장의 경기보조원에 대한 계약해지 행위를 부당해고로 봐 구제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이었다. 이에 헌재는 골프장 캐디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구제가 어렵다고 판시했다. 근로기준법상으로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인데 캐디의 경우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와 자연인의 중간적 위치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자라고 본 결정이다. 근로자는 사용자의 ‘사용종속관계’에 있어야 하나 캐디는 그렇지 않다고 해석한 것이다.

그러나 사업장(골프장)에서 캐디가 처한 국내의 구체적인 현실을 살펴보면 다소 추상적이고 피상적인 결론으로 보인다. 법리적 논리에 대해서는 수긍이 가는 면도 없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이다. 특히 현실에서 캐디가 골프장의 ‘사용종속관계’에 있다는 점은 누구도 쉽게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노인층이나 연습생(프로 지망생)들이 아르바이트 같은 형태로 일해 일종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볼 여지가 많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러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국내 캐디는 거의 직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지위 또는 특성을 가진다. 다만 근무 시간이나 형태가 다소 다르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근로자도 다양한 형태의 근로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논리로 충분치 않다. 더욱이 근로기준법 자체가 상대적 약자인 근로자를 부당한 처우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정됐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경기보조원의 입장에서 단기적으로는 개인사업자 신분이 더 편하고 유리한 측면이 있을 수 있으나 이번 사안처럼 부당해고에 준하는 피해 발생 가능성을 생각하면 적정한 법적 보호는 반드시 필요하다. 근로기준법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하면 법리해석이 복잡해져 약자의 권익 보호에 충실하지 못하고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도 어렵게 된다. 다소 권위적이고 형식논리에 집착한 것으로 보이는 이번 결정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법무법인 양헌 온라인리걸센터 대표변호사·KAIST 겸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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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문화부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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