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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 시범사업' 혹독한 신고식

등록 불편하고 의원 협조도 부족

병원 1,870곳 중 75% 참여

환자등록도 예측치 못 미쳐





정부가 전국 동네의원과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9월부터 실시한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이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28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 1,870곳의 동네의원을 대상으로 2개월간 이 시범사업에 참여할 의사(의료기관) 등록을 진행했지만 최종 마감시한인 25일 기준 전체의 약 25%에 해당하는 500여곳이 등록을 미루거나 포기했다. 환자 등록은 더욱 느리게 진행돼 초기 예측치(13만명)의 10%를 밑도는 1만여명만이 등록을 끝냈다.

시행 초기만 하더라도 순항 기대감이 높았다. 평소 관리가 중요한 고혈압·당뇨 환자를 편리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의사가 유료 상담까지 해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병원·환자’가 윈윈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실제 참여 동네의원도 당초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1,870곳으로 확정됐다. 동네의원 300~500여개 정도의 참여를 예상하고 준비했던 1만750개의 환자 배급용 혈압·혈당기가 등록 한 달 만에 동났을 정도다. 하지만 환자 등록률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초반 기세는 순식간에 꺾였다. 때문에 건보공단이 준비한 2차 배급용 의료기기 8만9,250개가 주인을 찾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업계는 이처럼 시범사업이 삐거덕거리는 이유를 사업 주체인 동네의원들의 협조 부족과 불편한 등록 시스템 등에서 찾고 있다. 건보공단의 한 관계자는 “상당수 동네의원이 이번 사업을 ‘원격의료’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해 참여에 소극적인데다 독감 예방접종, 건강검진 시즌과 맞물리며 참여율이 낮았다”며 “내용도 모르고 무작정 등록 신청했다가 뒤늦게 철회한 동네의원도 200여곳에 달한다”고 말했다. 고령층이 주요 사업 대상인데도 수차례에 걸쳐 공인인증서를 등록해야 하는 등 등록 과정이 어려운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뒤늦게 지역별 집단 설명회 등 홍보 강화에 나섰지만 당분간 시행착오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단 관계자는 “의료기관·환자 대상으로 사업 참여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며 “내년 2월 말에는 대여 장비 총 10만대가 모두 소진되는 등 시범사업이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범사업은 내년 8월까지 진행되며 이후 본사업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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