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은 21일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우리 국민의 뜻을 잘 받아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서거 1주기를 앞둔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나서 “우리 국민이 아마 시위에 나온 사람이나 나오지 않은 국민이나 똑같은 심정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나도) 여러분과 같은 심정인데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며 “어떻게 이렇게 부끄럽고 부끄러운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라고 탄식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현 사태에 대한 해법으로 “그러나 이 나라는 선진국 문턱까지 와 있고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가슴이 답답하지만, 헌법적인 절차가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박 대통령의 탄핵 소추 요구에 대해서는 “그것도 헌법적 절차의 하나”라고 답했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어떻게 만들어진 나라이냐. 어떤 위기도 극복해 여기까지 왔는데 이 위기도 극복하고 나라가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손으로 차기 대통령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언급했다는 최근 한 언론보도에 대해 “그런 얘기는 내가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최근 발간된 ‘월간조선’에서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은 이 전 대통령이 “차기 정권을 반드시 내 손으로 창출하겠다”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이 측근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무성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을 관심 있게 보고 있으며 특히 반 총장이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이 들면 그를 지원하는 이른바 ‘킹메이커’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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