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나 카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나 돌아다니던 ‘계엄령’을 두고 정치권이 논란을 벌였다. 그러나 군은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최순실 게엄’이라니…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를 시켜 물리적 충돌을 준비시키고, 시간을 끌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사정기관에 흔들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계엄령까지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도 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제1야당의 책임 있는 지도자가 하기에는 너무나 무책임한 정치적 선동”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역시 “공당의 대표가 이런 식으로 유언비어의 진원지가 되는 정치는 이제 자제돼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권한이 있다면 국회는 계엄을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판사 출신으로 이를 모르실 리 없는 추 대표가 혼란을 부추기는 유언비어 재생산에 앞장서다니 개탄할 일”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계엄령이 선포됐을 때 국회가 국회의원 재적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
그렇다면 군의 동향은 어떠할까. 일각에서는 수도방위사령부 등의 이상 징후가 발견된다는 소식을 SNS 등에 올리고 있으나 군은 이를 일축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출입기자 정례 간담회에서 “가정을 전제로 답변드리기는 어렵고 그런 상황(계엄령)은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군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군은 엄정한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군 장성들은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과거 군이 정치에 개입한 전례 탓이겠지만 거론되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고 말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대통령 비선실세로 인한 혼란 가운데 ‘최순실 계엄’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수도권 일부 부대의 비상근무 역시 역대 어느 대통령 시절이나 소요가 발생할 경우 자동적으로 행해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예비역 장성은 “가뜩이나 방산 비리 의혹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강행 논란에 전임 합참의장 구속이라는 악재를 맞고 있는 마당에 군이 대통령을 위한 친위 쿠데타 성격의 계엄에 동원되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홍우·김광수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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