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성명서를 통해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 근거는 계속 강화되고 있다”면서도 “연준 목표치에 부합하는 ‘일부(some)’ 추가적인 증거를 기다리기로 했다”고 동결 배경을 밝혔다. 당시 시장 일각에서는 이 같은 성명이 미국 대선 결과를 염두에 둔 언급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전문가들도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론 크게 오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되레 떨어질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오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그렇게 갈지는 불확실하다”며 “(트럼프의 당선이) 미국 경제 전체적으로는 안 좋을 수 있다. 보호무역이 경기를 끌어내릴 수 있고 재정증권을 다 안 갚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는데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달러화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당분간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면 우리나라는 기준금리 인하로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단기적으로 트럼프 효과에 따른 자본유출이 있겠지만 연준이 금리 인하를 통해 규모를 키우지만 않는다면 내려앉는 경기를 받치기 위한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도 있는 것이다.
최악의 상황은 연준이 예상대로 12월에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원·달러 환율의 상승 폭이 더욱 커질 뿐 아니라 대량의 자본유출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은은 국내 경기가 내려앉더라도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워진다. 김 교수는 “연준이 약속대로 기준금리를 올리면 원·달러 환율도 더 오를 수밖에 없다”며 “(환율이) 계속 올라가서 안 내려온다면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는 더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