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호텔신라와 함께 면세점 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이번엔 CJ와 손잡고 용산에 ‘한국판 할리우드’를 조성한다. 면세점이 들어선 복합쇼핑몰인 아이파크몰을 10년만에 대대적으로 증축해 복합한류타운으로 조성, 본격적인 용산시대를 이끌어가겠다는 복안이다.
HDC현대아이파크몰은 8일 서울 용산의 아이파크몰을 전면 증축한다고 밝혔다. 국제업무지구로 탈바꿈중인 용산의 상권이 팽창하는 데다 HDC신라면세점 오픈으로 방문객 수가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현대산업개발이 2006년 아이파크몰에 아이파크백화점을 열며 유통사업에 뛰어든 지 10년 만의 도전이다. 이는 무엇보다 2020년까지 아이파크몰을 ‘글로벌 어뮤즈먼트몰’로 도약시켜 매출을 1조2,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정몽규 회장의 ‘비전 2020’ 일환이기도 하다.
HDC현대아이파크몰은 이번 증축에 총 1,000억원을 투자, 6만4,000㎡(기존 면적 합산 시 총 34만㎡)의 면적을 추가 조성한다. 건물 양 측면 위로 왼편 3개층과 오른편 5개층이 신설되는데 웬만한 백화점 1개 점포와 맞먹는 규모다.
특히 오른쪽 증축 공간은 CJ CGV와 함께 영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복합한류타운으로 꾸밀 예정이다. CJ CGV는 아예 본사까지 서울 상암동에서 아이파크몰로 이전해 용산을 한국판 할리우드로 건설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이부진 사장과 ‘적과의 동침’이라는 묘수를 통해 면세점을 따낸 정 회장이 이번엔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손잡고 용산 전성기를 열겠다는 포부다. 무엇보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각각 고려대 80학번 법학·경영학과 동기인데다 현재 고대경제인회 회원이라는 점에서 36년째 이어온 인연이 이번 사업 협력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CJ는 아이파크몰에 총 20개의 초대형 상영관을 도입,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대인 ‘IMAX GT 레이저’, 4DX, 스크린X, 스피어X, 사운드X 등 CGV의 기술력을 응집한 특별관을 선보일 방침이다. 또 90m가 넘는 레드카펫 위에서는 시사회와 무대인사, 사인회, 스타 오픈 토크를 매일 펼친다. 이를 토대로 영화제, 제작 발표회, 팬미팅 등 각종 ‘K-무비 관광투어’ 프로그램도 개발하기로 했다. 아울러 오픈 스튜디오, 오디션 부스, 신규 방송 제작 등 CJ E&M과 CJ오쇼핑의 콘텐츠를 활용해 방송·뷰티·패션·쇼핑 등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해외 방문객에게 소개하고 유명인들과 한류팬과의 만남도 수시로 추진한다. 4층 이벤트파크에는 상설 대형 공연장도 설치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파크몰이 한류 중심지로 변화하면 유커 유치 등 HDC신라면세점과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이라는 기대다. 용산역 대합실과 쇼핑몰과의 연결통로도 새단장에 들어가는데 증축이 완료되면 연간 100만여 명의 방문객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양창훈 HDC현대아이파크몰 대표는 “이번 증축으로 백화점과 면세점, 미디어 제작·체험, 공연 등 상업·문화·여가시설을 모두 갖춘 ‘제3세대 쇼핑몰’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면세점 입점과 이번 증축을 기폭제로 삼아 용산역 일대를 서울 최대의 관광 타운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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