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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물놀이장 알고보니 '수질 사각지대'

[수도권 소재 5곳 조사해보니]

일부선 기준치 두배 웃도는

'100㎎당 440마리' 대장균 검출

영유아풀장은 수경시설로 분류

일반수영장 수질기준에 못미쳐

알루미늄·수은 등 검사항목서 제외

면역력 약한 6세 이하 요주의







해마다 늘고 있는 영유아용 물놀이장이 수질 관리에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영유아용 물놀이장이 수영장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질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면역력이 약한 6세 이하 영유아들이 주로 찾고 있는 만큼 정부 당국의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21일 서울경제신문이 수도권 소재 2개 수영장과 3곳 영유아용 물놀이장의 수질 검사를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서울시 외곽에 있는 A 영유아용 물놀이장에서 기준치(100마리/100㎎)의 두 배를 웃도는 100㎎당 440마리의 대장균이 검출됐다. 탁도도 5.55NTU를 기록, 기준치(4NTU 이하)를 넘어섰다.

B 영유아용 물놀이장은 물놀이형수경시설 수질기준으로는 ‘합격점’을 받았으나, 수영장의 수질기준으로는 과망간산칼륜 소비량과 탁도가 기준치를 웃돌아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런 현상은 물놀이형수경시설로 분류되는 이들 영유아용 물놀이장이 물 관리조차 미흡한데다 수영장보다도 낮은 수준의 수질 기준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영유아용 물놀이장의 환경 개선을 위해 유리 잔류염소 검사항목 추가·위반 시 과태료 부과 등을 담은 ‘수질 및 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을 개정, 내년 1월 28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나 여전히 수질 관리 기준이 수영장 수준에 미치지 못해 개선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영장은 탁도·대장균·과망간산칼륨 소비량·중금속 등의 검사에 따라 적합 여부를 따진다. 하지만 영유아용 물놀이장의 경우에는 과망간산칼륨 소비량은 검사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 과망간산칼륨 소비량은 수질 검사의 주요 오염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물속에 유기물의 양이 많아 오염도가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중금속 검사의 경우에도 수영장은 알루미늄·수은·비소 등 3가지를 검사하고 있으나 영유아용 물놀이장에서는 검사 항목에 빠져 있다. 탁도의 경우에도 영유아용 물놀이장은 기준치가 4NTU 이하로 수영장(1.5 NTU 이하) 기준을 밑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같은 물로 검사를 받고도 영유아용 물놀이장 수질 기준에서는 ‘적합’을, 수영장의 경우에는 ‘불합격’하는 황당한 사례마저 나온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과망간산칼륨 소비량은 유기물질의 많고 적음을 나타내는 지표로, 탁도로 규제하고 있어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는 전문가들의 소견에 따라 검사항목에는 포함하지 않았다”며 “수영장의 경우 마감재가 페인트라 중금속 검사를 해야 하지만, 물놀이형수경시설은 대부분 대리석 등을 사용해 필요성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전문가들은 “영유아용 물놀이장과 수영장의 수질 기준은 유사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영유아들의 경우 어른 정강이 가량의 얕은 수심에서도 놀다가 물을 먹거나 피부에 닿아 질병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태관 계명대 환경과학과 교수는 “물속의 유기물이 소독하는 과정에서 염소와 접하게 될 경우 일부 발암물질을 생성할 수 있다”며 “유기물의 양을 측정할 수 있는 과망간산칼륨 소비량 측정은 물놀이형 시설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제용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도 “매일 물을 통째로 갈지 못하는 영유아용 물놀이장에서 정화 때 알루미늄을 포함한 응집제를 쓴다면 반드시 수영장과 똑같이 중금속 검사를 해야 한다”며 “응집제로 물을 정화하는 과정에서 물 안에 알루미늄 성분이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수영장 2곳은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안현덕·양사록·박진용·이두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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