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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6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당 안팎에서 4·13 총선 패배의 책임론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당권 도전에 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최경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가 죽어야 정권 재창출이 이뤄진다면 골백번이라도 고쳐 죽겠다”며 “8월9일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 저의 불출마를 계기로 앞으로는 계파라는 이름으로 서로 손가락질하고 반목하는 일이 제발 없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년 반 뒤면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게 되는데 새누리당은 지금 이 순간까지 우리를 인도할 불빛 하나 없이 깜깜한 어둠을 헤매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가 신뢰를 받는 그날 위해 오직 평의원으로서 백의종군하겠다. 할 말은 많지만 가슴 깊이 묻어두고 가겠다”고 덧붙였다.
최경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4·13 총선 과정에서 자신이 공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의 총선 패배를 야기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섭섭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총선 패배 책임론 속에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으로 불면의 밤을 보냈다”면서도 “지난 총선 기간 저는 최고위원은커녕 공천관리위원회 구성과 공천 절차 등에 아무런 관여를 할 수 없었던 평의원 신분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마치 제가 공천을 다한 것처럼 매도당하고 전대 시기와 전대 룰 모두 저에게 유리하게 정하려고 한다는 황당한 음해를 접할 때는 마음을 추스리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최경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서청원 의원이 전대에 출마해 집권 말기 여권의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친박계의 목소리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새누리당에서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인물은 김용태·이주영 의원 등이며 그 밖에 이정현·정병국·원유철 의원 등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당권을 놓고 친박계가 좀처럼 일치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일각에선 계파 와해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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