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한 유도팬이 아니라면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대표팀 명단이 낯설지도 모르겠다. 2012런던대회 금메달리스트 김재범은 지난달 은퇴했고 2008베이징대회 은메달의 왕기춘은 태극마크 경쟁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한국유도는 여전히 강하다. 최근 2년간 세대교체에 성공해 ‘어벤저스급’ 진용을 갖췄기 때문이다.
21일 유도 대표팀이 공개한 태릉선수촌 훈련현장에는 자신감이 흘러넘쳤다. 대표팀은 역대 최다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한국유도는 올림픽에서 통산 금 11, 은 14, 동메달 15개를 수확해 일본(금 34개 등), 프랑스(금 12개 등)에 이어 세계 3위를 자랑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최대 3개, 최소 2개의 금메달을 자신하고 있다. 단일 올림픽 최고 성적인 1996애틀랜타대회의 금 2, 은 4, 동메달 2개를 20년 만에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막연한 각오가 아니다. 서정복 대표팀 총감독은 선수 소개 때 늘 세계랭킹도 함께 언급한다. 목소리에는 자랑스러움이 묻어나온다. 총 14개의 금메달이 걸린 리우올림픽 유도에 대표팀은 12명(남자 7명, 여자 5명)을 파견하는데 이 가운데 세계랭킹 1위 선수가 3명이다. 남자 60㎏급 김원진과 66㎏급 안바울, 73㎏급 안창림이 그들이다. 90㎏급 곽동한과 여자 57㎏급 김잔디는 1위와 종이 한 장 차이의 세계 2위다. 안바울이 지난달 국제유도연맹(IJF)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는 등 모의고사 성적도 만족스럽다. 마스터스는 체급별로 세계랭킹 16위 이상 선수만 출전하는 특급 무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안바울과 김원진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한국유도의 골든데이는 8월6~8일이다. 김원진이 6일 선두주자로 나서고 7~8일에는 안바울과 안창림이 차례로 출격한다. 8일에는 김잔디도 출전한다. 일본의 귀화 제의를 거절하고 태극마크를 택한 재일동포 3세 안창림은 “하루하루 한계를 넘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160㎏짜리 바벨 들기와 줄타기 훈련으로 한계를 시험하는 대표팀 선수들은 워낙 체력 소모가 심해 뱀 진액으로 원기를 보충한다.
최근 1주일간의 일본 전지훈련을 통해 라이벌 일본과의 승부를 대비한 대표팀은 태릉선수촌에서 막판 담금질에 돌입했다. 7월22일 브라질로 출국해 상파울루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실시하며 8월3일 리우선수촌 입촌 뒤 다음날 대진 추첨에 나선다.
서정복 총감독은 “남자는 전 체급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고 여자는 20년 만의 금메달을 기대할 만하다”며 “금메달은 하늘이 만들어준다. 세계 1위라고 반드시 금메달을 딴다는 보장은 없지만 준결승 이상 높은 곳에서 많이 만날 것으로 전망되는 일본은 반드시 잡겠다”고 다짐했다. 여자 대표팀 코치인 2004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원희는 “여자는 5명이 나가는데 사실 금메달 3개를 따려고 공들이고 있다”고 공개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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