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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람 혁명의 아버지 호메이니
유달승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 오 ! 이런 이란
최승아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한국과 이란의 축구 A매치 역대 전적은 28전 9승 7무 12패로 열세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은 아시아에서 적수가 없을 정도지만 이란은 만만찮은 상대다. 지난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문을 닫았던 이란이 미국과의 핵협상 타결로 빗장이 풀려 37년 만에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특히 지금은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들도 경기침체의 올가미에 갇혀 꼼짝 하지 못하는 형국이라 이란의 개방은 전 세계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란을 찾은 데 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도 예정돼 있다. 건설 플랜트, 자동차, 철강, 정유, 석유화학 등 우리 경제계도 이란과의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이란 전문가로 유명한 유달승 한국외국어대 이란어과 교수로부터 이란의 심장을 파고들 수 있는 두 권의 책을 추천받았다. '이슬람혁명의 아버지 호메이니(유달승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와 '오 이런 이란(최승아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이다.
유 교수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테헤란대에 유학한 학생이었고 이슬람혁명 이후 처음으로 이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한국인이다. 이란의 공용어인 페르시아어에도 능통하다. 그가 쓴 '이슬람혁명의 아버지 호메이니'는 2009년판으로 출간된 지 시간이 다소 지났지만 이란을 이해하는 데 기본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더불어 이슬람 세계를 구성하는 대표적인 나라지만 아랍계의 사우디와 매우 다르다. 유 교수는 "이란은 이슬람 이전에 페르시아문명이라는 업적을 가진 자존심이 강한 민족"이라며 "이란과 아랍인을 동일시하는 일이 많은데 이럴 경우 거래가 성사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산조 페르시아가 멸망한 뒤 이슬람에 동화됐지만 이슬람의 소수파, 비주류인 시아파를 받아들여 발전시킨 것이 이란이다. 수니파가 신앙 고백, 예배, 종교세, 라마단 단식, 성지순례의 다섯 가지 의무사항을 강조하고 있지만 시아파는 이 다섯에다 성전을 추가했다. 유 교수는 "선악을 구분하고 선을 구현하는 것을 의무화한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이라며 "비주류가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원동력"이라고도 설명했다. '오 이런 이란'은 이란 한국대사관 직원이 이란에 유학 갔을 때의 경험을 책으로 엮었다. 1년8개월 동안 20대 여성이 이란을 여행하며 온몸으로 체득하고 발로 뛰며 들여다본 진정한 이란의 속살을 가감 없이 전해준다. 페르시아 역사와 신화를 깊이 있게 전하고 음식·담배문화, 히잡, 은유적인 언어표현, 합승택시 타는 법과 한류 열풍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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