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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정객의 마지막 탈고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 별세

6년 공들인 자서전 완성 후 떠나

4·19혁명의 주역이자 야당 정치 원로인 이기택(사진) 전 민주당 총재가 지난 20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9세.

이 전 총재는 자신의 파란만장한 정치 인생을 담은 자서전을 6년 만에 완성하고 마지막 발걸음을 멈췄다.

이 전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계동 전 의원은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젯밤(19일) 이 전 총재가 여의도 사무실에서 6년간 준비해온 자서전 원고의 탈고 작업을 마치고 '큰일을 마쳤네'라고 흡족하게 말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탈고 후 집에 돌아와 잠을 청한 이 전 총재는 이튿날 방에서 숨을 거둔 채 발견됐다. 80세에 가까운 고령이었지만 평소에는 지병 없이 건강했다고 한다.

이 전 총재는 1960년 고려대 총학생회장 당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4·18 고려대 시위를 주도했다. 이 사건으로 정치인이 된 그는 1967년 신민당 전국구 의원으로 여의도에 처음 입성했다. 이후 부산 동래구에서 세 번 연속 당선되는 등 부산을 주요 거점으로 활동하며 7선을 지냈다. 1991년에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신민주연합당 세력과 힘을 합쳐 민주당을 창당해 공동대표를 지냈다.



이후 동교동계와의 갈등 끝에 김 전 대통령과 결별하고 통합민주당으로 분당된 뒤 신한국당과 합당하며 현 여권 세력에 편입됐다. 1998년 한나라당 총재 권한 대행을 맡는 등 여권의 중심부에 서기도 했으나 16대 총선 과정에서 이회창 당시 총재와의 갈등으로 다시 야권으로 돌아왔다. 2002년 대선에는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를, 2007년 대선에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는 등 여야를 넘나드는 갈지자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이 전 총재의 빈소에는 수많은 정치인과 지지자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1일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24일, 장지는 국립4·19민주묘지에 마련된다.

/진동영기자 j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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