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부터 음악 저작권자에게 지급되는 음원 사용료가 현재보다 최고 2배 가량 늘어난다. 곡 당 사용료 인상·음악 저작권자에 대한 배분 비율 상향 조정·음악 '묶음 상품' 할인율 인하 등을 통해서다. 이에 따라 음원 유통사들은 음원 상품들의 가격을 소폭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자동 결제 방식으로 음악을 듣는 소비자들을 고려해 유예 기간을 두어 음원 상품 가격 인상은 내년 7월 이후에나 시행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6일 창작자 권익 강화를 위한 '음원 전송사용료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음원 전송사용료란 스트리밍 또는 다운로드 방식으로 음악을 재생할 때 작곡-작사가, 실연자, 음반제작자 등 권리자가 받는 저작권료를 의미하며 소비자 가격과는 다른 개념이다.
우선 문체부는 음원유통업계 등과 협의를 통해 저작권자에게 지급하는 곡당 사용료를 스트리밍(실시간 재생)의 경우, 기존 3.6원에서 4.2원으로 17% 인상하기로 했다. 또 다운로드의 곡당 사용료는 기존 360원에서 490원으로 36% 인상한다. 100곡 다운로드 묶음 상품의 경우는 곡 당 사용료가 기존 90원에서 171.5원으로 91%나 오른다. 이와 함께 다운로드 음원 사용료 가운데 저작권자에게 배분하는 비율을 현재 60%에서 70%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스트리밍의 배분 배율은 현재와 같은 60%로 그대로 유지한다. 또 유통사들의 음악 '묶음 상품' 최대 할인율을 현재 75%에서 65%로 낮추기로 했다. 현재 30곡이상의 다운로드 상품의 경우 50%, 100곡 다운로드 상품의 경우 75%까지 사용료 할인이 가능해 할인율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문체부는 "이번 개선 방안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음악 저작권자에게 돌아가는 음원사용료가 최저 17%에서 최대 91%까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창작자 권익 보호를 위해 저작권자에게 배분되는 비율을 늘렸지만 다운로드에 한정했다는 것은 한계라는 지적이다. 국내 음원 시장은 스트리밍 이용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국제 시장의 관행을 고려해 스트리밍 배분율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며 "스트리밍 비율을 다운로드와 같이 7 대 3으로 올리면 음원 유통사들이 음원 이용료를 높일 수 밖에 없고 이는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돌아가 결국 소비자들이 합법적인 시장에서 이탈해 불법 다운로드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이와 함께 내년 1월부터 '음악산업발전위원회'를 운영해 정부 개입을 최대한 줄인 채 음원사용료 책정을 민간 자율로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이번 음원사용료 인상안은 이번 개선방안을 하한치로 해서 음반산업협회가 각 음원유통사와 추가협상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문체부는 최근 이슈가 됐던 광고기반 무료 스트리밍 사업자에 대한 징수 규정 신설 문제는 이번 개선안에 포함하지 않았다. 저작권단체와 합의를 거쳐 적절한 선에서 내년 1~2월 규정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연승기자 yeonvic@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