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가 대선후보 출마선언 당시 경제민주화를 내세운 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보수정당임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과격한 법안과 정책이 정제되지 않은 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식 후보로 결정된 박 후보가 이제 중심을 잡아야 한다. 경제민주화의 기본취지를 이해하는 국민들조차 방법론에 대해 크게 우려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박 후보 스스로 재벌해체나 대기업 때리기가 아니라고 말한 만큼 앞으로 분명한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
경제환경은 지난 4월 총선 때와 또 크게 달라졌다. 몇 개월 사이 글로벌 경제는 벼랑 끝으로 치달아 대공황 이래 최악의 위기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박 후보의 경제상황 인식과 해법도 이에 따라 유연성을 보여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국민 행복은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분배와 복지는 마약중독과 같아 주입단위를 계속 높여야만 한다. 결국 재원이 뒷받침돼야 하고 그것은 세금에서 나온다. 국가경제가 커져야 복지도 늘릴 수 있음을 국민에게 분명하게 인식시켜야 한다.
새누리당의 지지기반은 여전히 전통 보수세력이다. 이들을 배신해서는 안 된다. 시대 흐름에 어느 정도 호흡을 맞추는 것은 필요하지만 뿌리까지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어떤 시대에도 유지되는 은은한 정체성이 정당의 존재이유다. 박 후보는 보수정당의 후보로서 이번 대선에서 이겨야 한다.
지금 국가의 진로는 선진국 진입이냐 문턱에서의 좌절이냐에 처해 있다. 박 후보가 영국 엘리자베스 1세를 존경한다면 방향은 분명하고 방법도 정해져 있다. 누가 국가경제를 키울 수 있는지, 경제활성화의 방법은 무엇인지 답은 나와 있다. 세계 경제전쟁에서 뛰는 선수들의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 박 후보가 성장활력을 높이고 기업의 기를 돋우며 국가를 키우는 청사진을 제시해 유권자의 지지를 얻는 리더십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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