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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동산시장 추락 '끝이 안보인다'

2월 케이스실러지수 10년만에 최대폭 하락<br>준우량등급 담보대출 가구 절반이 파산상태<br>일부선 "금융위기 한차례 더 올 것" 경고도


지난해 여름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을 위기로 몰아넣었던 미국 주택경기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은행 부실이 끝나간다는 견해도 신기루에 불과하며 또 한번의 금융위기가 터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미국 주택경기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케이스실러 주택 가격 지수가 지난 2월 중 12.7% 떨어져 1999년 초 6.0% 하락한 이래 최대의 낙폭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미국 20대 도시 중 19개 도시에서 주택 가격이 하락했으며 그중 라스베이거스가 23%로 낙폭이 가장 컸고 이어 마이애미가 22%, 피닉스 21%, 로스앤젤레스가 19% 각각 떨어졌다. 주별로는 캘리포니아주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4%나 주택 가격이 떨어져 주택 가격 침체가 가장 심한 곳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월 케이스실러지수가 주택시장에 최악의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해 11월 합의되고 12월에 체결된 주택거래 가격의 평균치라는 점을 근거로 최소한 오는 8월 이후의 주택시장을 살펴봐야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FT는 또 지난해 말 현재 미국 내 가계소유 부동산 가치는 20조1,550만달러에 달했으나 지난 2개월간 5% 감소해 1조달러가 증발했으며 이 기간 중 팔리지 않는 주택재고도 230만채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바클레이스캐피털은 서브프라임이나 알트-A(준우량주택담보대출)급 대출을 받은 미국 내 가구주 중 절반 정도가 주택 가격 하락으로 사실상의 파산상태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이들 가구주의 부채 규모는 무려 8,0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자료에 따르면 2006~2007년 실행된 서브프라임 대출 중 채무액이 주택 가격을 상회하는 경우는 지난해 4ㆍ4분기 19.8%에 달했으나 이는 올 여름쯤 2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알트-A 대출도 같은 기간 중 16.3%에서 23%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사에 참여했던 드렉 첸 애널리스트는 “담보대출의 부실화 속도가 주택가격지수 하락률보다 실제로는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며 “올 여름이면 주택담보대출 부실율이 사상 최고치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미국 주택시장에 대한 암울한 전망 속에서 지난해 서브프라임 부실의 희생양이 된 미 최대 모기지 업체 컨트리와이드가 또 다시 올 1ㆍ4분기 8억9,0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이 업체는 연방 정부의 지원과 감독 아래 사실상 파산 상태에 있는 수백만명의 주택담보대출 채무자들에게 만기 연장, 이자율 인하 등 채무재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책 모기지 업체 패니매의 최고경영자(CEO) 대니얼 머드는 이날 미국 경제뉴스 편집자협회(SABEW) 모임에서 미국 주택시장이 오는 2010년은 돼야 회복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지금 미국 주택시장은 험난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서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있지만 내수가 시장 회복을 방해하고 있어 올해와 내년 주택시장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니매 역시 지난해 주택 차압건수가 늘면서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입었으며 6일 올 1ㆍ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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