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777기의 사고는 올 들어 이번이 세 번째다. 사망 사고는 처음이지만 기체 결함으로 엔진이 멈춘 적은 두 번 있다. 지난 2월 러시아 아에로플로트가 운행하던 777기에서 기어박스 내 기어가 분리되면서 운항 도중 엔진이 멈춘 적이 있고 중국 에어차이나 소속 777기도 5월 초 똑같은 사고를 당한 바 있다.
5월 엔진 제작사인 제너럴일렉트릭(GE)은 성명에서 "지난해 9월부터 올 3월 사이 제조한 자사 777기 엔진의 기어박스에서 '중대한 결함'이 발견됐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보잉 777은 그동안 매우 안전한 기종으로 평가돼왔다. 하지만 이번 사고가 조종사 과실 탓인지, 기체 결함 때문인지 밝혀지지는 않은 가운데 정확한 추락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777기의 사고 가운데는 2008년 영국항공 소속 여객기가 베이징에서 런던 히드로공항에 착륙하다 활주로 근처에서 충돌 사고를 내 승객 1명이 중상을 입은 게 가장 큰 사고였다. 또한 2011년 이집트 카이로공항에서 이륙 준비 중 조종실에 불이 난 것 외에는 대형사고가 없었다. 같은 기종인 대한항공의 777-300ER 여객기는 2일 미국 시카고에서 인천공항으로 비행 중 엔진 고장으로 러시아에 비상착륙하기도 했다.
특히 보잉사는 최첨단 비행기인 787 '드림 라이너'가 배터리 문제로 지난해 초부터 올 5월까지 운항중단 사태를 겪으며 안전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1월 일본 전일본공수(ANA)사 소속 787기의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 미국 보스턴공항에 긴급 착륙한 이래 전세계 787기 50대가 운항이 중단됐다. 이후 보잉사는 결함 해소를 위해 수백 만달러를 투입해 배터리를 재설계한 뒤에야 5월 미 연방항공국(FAA)으로부터 운항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운항 재개 후에도 지난달 18일 미국 덴버공항에서 일본 도쿄로 향하던 미 유나이티드항공 소속 787기가 엔진오일 필터 이상으로 시애틀공항에 비상착륙하는 등 말썽은 이어지고 있다.
CNN머니는 7일(현지시간)"이 같은 잇따른 악재에도 증시에서 호조를 보인 보잉이 이번 사고로 어떤 영향을 받을지 관심사"라고 밝혔다. 보잉의 주가는 올 들어 38% 올랐으며 휴렛팩커드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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