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21·22일 일본 성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벌인 전화 여론조사에서 무라야마담화에 있던 ‘침략’이나 ‘반성’, ‘사죄’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51.6%였다. 반면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반응은 36.6%에 머물렀다.
아사히신문의 이달 14∼15 여론조사에서는 ‘식민지배와 침략’, ‘통절한 반성’,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는 단어를 넣어야 한다는 답변이 52%였고 그렇지 않다는 견해가 31%였다. NHK 여론조사(6∼8일)에서는 담화에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통절한 반성을 담아야 한다는 답변이 32%로 담지 않는 것이 좋다는 반응(19%)을 웃돌았다. 요미우리신문의 6∼7일 조사에서도 비슷한 응답이 각각 44%와 34%를 기록하는 등 전후 70년 담화에 침략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담아야 한다는 인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사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 표현을 전후 70년 담화에서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확연하게 많다는 점은 동일하다. 특히 극우·보수 세력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이 허구라는 식의 주장에 불을 지펴온 산케이신문 등의 조사에서도 이런 견해가 드러난 점이 눈길을 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후 70년 담화에 과거 전쟁에 대한 반성을 담화에 담겠다고 했으나 앞선 담화의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혀 제국주의 정책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희석하는 내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본의 패전 50주년인 1995년 발표된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이 “전쟁의 길을 걸어 국민의 존망을 위기에 빠뜨리고 식민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국가, 특히 아시아 여러 국가의 사람들에게 크고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줬다”며 “통절한 반성의 뜻을 나타내고 마음으로부터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2005년 발표된 고이즈미 담화는 이런 표현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았으며 아베 총리가 올해 전후 70년 담화에서 이를 어떻게 반영할지 일본 정치권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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