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등에 따르면 올해 30여개의 중국 기업이 뉴욕 증시에 IPO를 실시했거나 추진 중이다. 이는 지난 2010년 36개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다. 당시 중국 기업은 너도나도 뉴욕으로 몰려갔지만 회계조작 파문 등으로 투자가 신뢰를 잃은 후 지난해에는 IPO 기업이 8개로 대폭 줄었다.
실제 올 들어 중국 기업의 미국 등 해외 IPO 규모는 이미 39억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8억1,700만달러의 5배 정도에 달한다는 게 딜로직의 설명이다. 세계 최대 양돈업체인 중국 WH그룹의 경우 뉴욕 증시에서 6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투자가들과 접촉 중이다.
특히 인터넷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 올 들어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이 뉴욕 증시에 끌어들인 자금은 28억달러로 2007년 44분기 이후 6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알리바바·웨이보 등을 제외하더라도 최소한 7개 IT 기업이 추가적인 IPO를 준비 중이다.
중국 내 2위 온라인 쇼핑몰 업체인 JD닷컴은 올 1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월가에서는 JD닷컴이 계획대로 올 7월쯤 15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면 시가총액이 2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화장품 쇼핑몰 업체인 쥐메이도 지난달 SEC에 IPO 신청서를 제출했고 4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이처럼 중국 기업이 뉴욕으로 몰리는 것은 중국 당국이 증시하락을 우려해 자국 내 상장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내 상장을 기다리는 기업은 670여개에 이른다. 반면 뉴욕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가운데 기술주 열풍이 뜨거운 상황이다.
하지만 월가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경계론도 고조되고 있어 이 같은 IPO 열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중국 경제둔화가 가속화하면서 기업실적도 직격탄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웨이보를 비롯한 교육 서비스 업체인 타레나,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인 레주 등 뉴욕 증시에 입성한 상당수 중국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WH그룹은 공모가를 낮추라는 투자가 압력이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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