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굴뚝산업 수출보조금(세금환급) 축소계획으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이번 조치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섬유ㆍ철강ㆍ금속 업종 중소기업들은 중국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24일 중국 언론 및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가 이르면 오는 9~10월께 에너지 과소비 및 자원집약산업에 대한 수출 세금환급을 2% 정도 줄일 방침이어서 섬유ㆍ철강 등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의 경영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의 70%가량이 자원집약이나 에너지 과소비 산업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톈진(天津)에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위안화 절상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세금환급마저 줄어든다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수출기업의 평균 마진이 3%가량인데 여기서 2%를 줄이면 실질적인 혜택이 전혀 없다”며 “현재로서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아예 이번 기회에 중국 사업을 접을 것을 고민하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칭다오(靑島)에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현지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수출로 만회해왔다”며 “수출보조금마저 줄어든다면 중국에서 도저히 타산을 맞출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새로운 중장기 전략을 강구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출보조금이 없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였기 때문이다. 이종일 KOTRA 베이징무역관장은 “현재 일부 지방정부의 경우 재정 문제 때문에 수출보조금이 있다고 해도 시행하지 않는 곳이 많다”며 “앞으로는 수출보조금에 의존해 중국에서 사업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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