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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뻗어 가는 '한류'를 외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세계 대중음악을 선도하는 미국의 유명 음악전문지 빌보드의 재니스 민 편집장과 중국판 유튜브인 유쿠투더우의 빅터 쿠(사진) 회장이 한국에 왔다. 민 편집장은 음악을 사고파는 '2014 서울국제뮤직페어'에 참석차, 쿠 회장은 한중 합작 영화사업을 본격화하고자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이들은 K팝·영화 등 한류의 힘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질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콘텐츠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문화의 뿌리가 같아 쉽게 공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콘텐츠 제작 수준도 아시아권 최고라 볼 수 있을 정도로 월등히 높습니다. 한국 영화가 중국에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도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중국판 유튜브인 유쿠투더우를 이끌고 있는 쿠 회장은 "유쿠투더우에서 한국 영화의 클릭 수는 일본 영화의 4배에 이르는 등 중국·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인기가 높다"며 "특히 드라마의 경우 최근 방영한 '닥터 이방인'의 편당 방영횟수가 4억회에 이르는 등 미국 콘텐츠와 어깨를 견줄 정도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유쿠투더우는 가입자가 5억명에 달하는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폼 회사로 한국 드라마나 음악·예능 프로그램 등 한류 콘텐츠를 중국에 가장 많이 송출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그는 현재 중국 영화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양질의 콘텐츠가 부족한 터라 한중 합작영화시장은 매우 밝다고 말했다. 쿠 회장은 "현재 중국 영화시장의 규모는 300억위안(약 5조2,000억원)에 달하며 향후 3~5년 안에 할리우드를 뛰어넘어 세계에서 가장 큰 영화시장이 될 것이라 믿는다"며 "유료 콘텐츠 분야 역시 우리 그룹에서 성장이 가장 빠른 분야로 지난 2·4분기에만 4배 정도 성장했는데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만한 양질의 콘텐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7월 맺은 한중 영화 공동제작 협정에 따라 한중 공동제작 영화는 외화가 아닌 중국 영화로 인정돼 수입제한을 받지 않게 됐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 영화가 중국에서 더 큰 발전의 기회를 얻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쿠 회장과 함께 방한한 유쿠투더우의 영화사업부인 허이필름의 대표 앨런 주는 "중국 영화시장의 문제는 박스오피스가 매해 30~40%씩 성장하는 것에 비해 좋은 감독은 많이 없다는 것"이라며 "이번 한중 합작 프로젝트를 통해 좋은 감독들을 육성하는 것은 물론 한국 영화가 중국에서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영화의 인기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주 대표는 "한국 영화의 장점은 많지만 한국 영화사들이 중국시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며 "한국 영화사들이 중국시장의 문을 여는 데 우리가 도울 것이며 우리도 이를 통해 성장의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그는 유쿠투더우가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분석한 콘텐츠 소비자들의 욕구나 취향 등을 영화의 기획단계에서부터 마케팅에까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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