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와 유로화 약세, 판매량 감소로 국내외 시장에서 고전하는 마당에 품질경영의 선두주자가 돼야 할 상황과 사뭇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연구직 연장노동적립제 신설' 조항을 포함한 요구안을 마련했다.
연장노동적립제는 법정근로시간 외의 근무시간을 적립해 해당 시간만큼 휴가를 가는 제도다. 국내에서는 한국GM이 2011년부터 사무직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플렉시블타임(유연근무)'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월급제인 연구직 근로자의 경우 시급제인 생산직 근로자와 달리 초과근무 시간에 대해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직 근로자 월급에 지급되는 시간외근무 수당은 연장근로 시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또 시간외근무 수당은 원래 기본급으로 연장근로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직군 간 실질 노동시간 차이가 명백해 이를 보전하기 위해 연장노동적립제 신설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직 근로자의 연장노동적립제 요구에 대해 현대차 직원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연구원들의 업무 강도가 세고 야근이 잦기는 하나 일반 사무직과 달리 연봉제가 아닌 호봉제를 운용하는 등 근무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편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가 해외시장에서는 환율 때문에, 국내시장에서는 수입차의 약진으로 고전하고 있어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할 상황이라 비판의 목소리는 더 크다. 현대차의 1·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8.1% 감소했다. 4월 전 세계 판매량은 0.8%, 국내 판매량은 4.3% 줄었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아반떼·쏘나타 등 일부 모델에 대해 사상 최초로 36개월 무이자할부를 시작했다.
한편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노조에서 정식 요구안이 오지 않아 관련 내용을 검토해보지 못했다"며 "다른 직군과의 형평성뿐 아니라 경영상황 등도 고려해 해당 내용을 받아들일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강도원 기자 theo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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