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 힘입어 세계 최대시장으로‥ 5월 판매량 112만대로 美와 격차 확대
'중국 자동차시장, 거인이 자라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정부의 각종 지원책에 힘입어 경기 침체 속에서도 초고속 성장, 자동차왕국 미국을 따돌리고 최대 시장으로 치솟고 있다. 자동차가 많아지면 휘발류 수요도 크게 늘기 마련이어서 최근 국제 유가 상승엔 중국발 자동차 붐이 한몫한다는 분석마저 나올 정도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중국자동차제조업협회(CAAM)의 자료를 인용, 중국의 지난 5월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112만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미국 자동차 판매량은 92만대(작년 같은 기간보다 34% 감소)에 그쳤다. 이로써 중국은 지난 1월 월간 판매댓수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한 이래 줄곧 미국시장과의 격차를 벌려가는 모습이다.
중국의 월간 자동차 판매량은 이미 지난 3월부터 100만대를 넘겨 '밀리언 셀링카 컨트리'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의 5월까지 누적 자동차 판매량은 496만대에 달해 중국 업계가 목표한 올해 연간 판매량 1,000만대의 절반에 근접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해 소형차 구입 시 보조금 지급, 감세 등에 나서고 있는 것이 자동차 판매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례로 중국 정부는 배기량 1.6ℓ이하 엔진을 장착한 차량을 구매할 경우 판매 세를 종전 10%에서 5%로 인하해 주는 한편 농촌 지역에서 소형차를 살 때 최고 5,000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KGI의 스티븐 왕 애널리스트는 "5월에 노동절 연휴로 근무 일수가 19일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판매량은 놀라울 정도"라며 "이는 정부의 정책 지원, 대도시에서의 소비 증대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경제성장 단계로 보더라도 중국의 자동차 수요는 정부 지원이 없이도 한동안 고속성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3억 인구의 거대국가에서 최근 수년간 진행시켜온 각종 SOC 투자는 자동차 문화를 활짝 꽃피울 수 있는 환경을 자연스레 조성하고 있다.
글로벌 인사이트의 존쩡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올 연말까지 자동차가 1,100만대 가량 팔릴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 판매량(938만대)보다 17%가량 늘어날 것"이라며 "자동차 시장의 성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가장 수혜를 보는 업체로 소형 자동차 모델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상하이자동차(SAIC)와 GM의 합작사인 SAIC-GM-울링과 중경 장안 자동차를 꼽았다.
반면 전통적인 자동차왕국 미국은 경기 침체 속에 여전히 수요부진의 늪에서 힘겨워 하고 있다. 미국의 1~5월 자동차 판매량은 395만대에 그쳐 중국보다 101만대나 적게 팔렸을 정도.
다른 선진국들도 사정이 안 좋기다. 일본의 5월 신차 등록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고, 유럽의 4월 신차 등록 건수도 12%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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