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은 교육 분야의 여러 규제를 없애고 교육에 ‘자율과 경쟁’의 원리를 도입하는 것이다. 특히 대학입시에 대한 정부의 통제권을 거둬들여 학생 선발을 대학의 자율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대입 자율화와 함께 영어 공교육 강화도 새 정부 교육정책의 양대 축이다. 하지만 대입 자율화와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 모두 당초 의도와 달리 사교육 부담을 늘리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교육부가 주관하고 있는 대학입시가 오는 2012년 이후 완전 자율화된다. 당장 올해 고3 학생이 치를 2009학년도 입시부터 대학들은 교육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학생부 및 수능 반영비율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교육부의 대입전형 기본계획 수립기능도 올 상반기 중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넘어간다. 이로써 참여정부의 대학입시 관련 지침이었던 ‘3불정책’(본고사ㆍ고교등급제ㆍ기여입학제 금지)은 기여입학제를 제외하면 사실상 무력화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는 학교 영어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2013년까지 영어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전용교사 2만3,000명을 새로 뽑는다. 또 2010년부터 초등학교에서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 시간이 현행 주당 1∼2시간에서 주당 3시간으로 확대된다. 2012년에는 중ㆍ고교의 모든 회화 중심 수업도 영어로 실시된다. 앞으로 5년간 총 4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명박 대통령은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생활영어를 거침없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영어 공교육 강화는 교육정책 가운데 가장 논란이 많았고 비판도 거셌던 분야다. 초등학교 단계부터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 시간을 확대할 경우 초등학생 사이에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한 영어 사교육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입시 자율화와 자율형사립고 100개 확대 정책도 사교육 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학입시가 자율화되면 대학들은 입시에서 내신 반영비율을 줄이고 논술이나 수능의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결국 수험생들은 학교 수업보다는 논술이나 수능 준비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초등ㆍ중학생 때부터 기존 특목고 외에 자율형사립고에 들어가기 위한 사교육 증가도 우려된다. 이에 따라 새 정부는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질 사교육 증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추가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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