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ㆍ도봉구 등 올해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인 서울 강북 지역의 집값이 단기 정점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일고 있는 거품론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최근 이 일대 집값이 투기 수요가 가세하면서 탄력을 받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실수요가 많아서 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강북, 단기 정점이다”=강북 일대 집값을 단기 정점으로 보는 근거는 ▦단기간 급등 ▦일부 수요 타 지역으로 이탈 ▦노출된 개발 호재 ▦정부 규제 등 크게 4가지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노원을 비롯한 일부 지역은 굉장히 짧은 기간에 많이 올랐다”며 “일부 아파트는 3.3㎡당 2,000만원을 넘기도 해 더 이상 저평가됐다고 볼 수 없는 곳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강북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일부 수요자들은 의정부 등 서울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모습도 나타났다. 길진홍 부동산뱅크 팀장은 “강북 지역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수요층이 두터웠지만 최근엔 강북 대신 의정부, 남양 등으로 옮겨 타려는 문의가 늘고 있다”며 “경전철, 상계 뉴타운, 드림랜드 등 호재는 분명히 있지만 그에 비해 너무 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강북 일대가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묶이면서 자금조달 내역을 밝혀야 하는 점도 투자자에게 심리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강북, 거품은 아니다”=집값이 오르긴 했지만 적정 가격을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많았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노원구의 경우 인프라 및 학군이 잘 갖춰진 신시가지를 갖고 있고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아파트 등 선택의 폭이 넓어 여전히 가격 상승여지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단기 급등했다고 해서 가격이 정점이라고 말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봉구처럼 실수요자보다 투자자들이 많았던 지역에서는 수요가 줄면서 어느 정도의 가격 조정은 있을 것으로 김 대표는 내다봤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팀장도 “강남에 비해 강북은 수년간 정체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간격 메우기로 보여진다”며 “새 정부의 정책이 도심 및 강북 재개발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에 한번 생겨난 기대심리가 쉽게 꺼질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강북에 대한 기대심리는 북한산 래미안 등 재개발 인근 지역에서 나오는 물량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것에서도 나타났다. ◇강북3구, 거래 실종=노원ㆍ강북ㆍ도봉 등 강북 3구는 총선 이후 호가만 오른 채 실제 거래는 뜸한 상태다. 노원구 상계동 노원연세 공인중개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언론에서 ‘시세 담합 의혹’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바람에 매수문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여기에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시장이 조용하다”고 말했다. 올 초 적극적으로 추격 매수에 나섰던 매수자들 역시 관망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노원 하계동 우리공인중개소의 한 관계자는 “청솔아파트 85㎡형의 경우 지난달 보다 평균 1,500만원이 상승한 2억5,000만~2억6,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매수자들은 이보다 2000만~3,000만원 정도 저렴한 매물만 찾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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