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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8월25일] <1483> 엉터리 왜곡 기사


‘달에 박쥐인간들이 산다. 아름다운 호수와 루비ㆍ사파이어로 만든 거대한 궁전까지 관측됐다.’ 1835년 8월25일자 뉴욕 선(Sun)지에 실린 머리기사의 골자다. ‘천체 대발견’이라는 제목이 붙은 충격적인 기사를 뉴욕 시민들은 믿었다. 당대의 천문학자인 존 허셜 2세가 학술지에 발표할 내용을 미리 보도하는 형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허셜이 4만2,000배율, 무게 7톤짜리 거대한 망원경을 제작해 아프리카 희망봉에서 관측한 결과라는 보도에 독자들은 깜빡 넘어갔다.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모두 엉터리였다. 허셜이 1834년 천체를 관측한 적이 있다는 기록 하나로 써내려간 소설이었다. 엉터리 기사의 배경은 경쟁. 창간 2주년을 앞둔 신생지 ‘선’은 독자 확보를 위해 왜곡을 저질렀다. 독자들의 열띤 반응으로 6회까지 시리즈 기사가 나갔을 때 판매부수는 1만9,360부로 이전보다 3배가량 늘어났다. 시간이 흘러 전모가 밝혀졌어도 ‘선’지는 정정기사 대신 ‘허위라는 주장도 일부 있다’는 기사만 실었을 뿐이다. 왜곡은 선정보도 경쟁을 낳고 일부 과학자들은 달에 4억2,000만, 태양계를 통틀어 22조개의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터무니없는 학설을 내놓았다. 소설가 애드가 앨런 포조차 날조기사를 ‘선’지에 실었다. 달 기사 소동은 ‘완전 엉터리 달 기사(Great Moon Hoax)’라는 별칭으로 역사의 모퉁이에 처박히고 말았을까. 글쎄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악의적인 왜곡으로 평생 매도 당한 채 눈감은 사람도 적지않다. 새내기 기자들이 귀가 따갑도록 듣는 ‘개가 사람을 물면 기사가 안 된다. 사람이 개를 물어야 기삿거리다’라는 구절도 ‘선’지의 편집국장을 지낸 찰스 다나라는 인물이 지어낸 말이다. 선정보도의 뿌리는 길고도 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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