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ㆍ다세대의 약진, 아파트는 약세.’ 올해 전세시장이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강북발 뉴타운 이주 수요로 단독주택과 다세대 주택의 전세매물 품귀와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강남의 신규 입주 아파트가 대거 나오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훨훨 나는 단독ㆍ다세대 전세=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단독ㆍ다세대 전세시장은 강남북 모두 매물이 귀해 전세가가 오르는 등 이사철 열기가 뜨거운 상황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서울 단독주택의 전세가격은 5.3%, 연립주택이 5.7%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한강 이북 14개구는 아파트 전세가가 3% 상승했지만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은 각각 6.2%, 7.4% 올랐고 한강 이남 11개구도 아파트(1.3%)에 비해 단독(3.8%), 연립(3.9%)의 상승폭이 컸다. 송파구 잠실본동ㆍ석촌동ㆍ삼전동 일대의 방 2개짜리 다세대ㆍ빌라는 전셋값이 2년 전보다 7,000만~1억원 정도가 상승한 9,000만~1억3,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뉴타운 이주가 진행 중인 동대문구 전농동 일대 단독ㆍ다세대 전세는 1~2년 전에 비해 2,000만~3,000만원 정도가 상승했다. 지난해 여름 5,000만원선에 전세가가 형성됐던 전농동의 전용 36~39㎡ 다세대는 현재 7,000만원, 전용 59㎡는 1억3,000만원까지 전세값이 상승했지만 매물이 부족해 수요자들이 발을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풀 죽은 아파트 전세시장=송파구 잠실주공1ㆍ2단지 및 잠실시영 등 대규모 재건축 단지를 비롯해 약 2만5,000가구의 입주가 대기 중인 강남권 전세시장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강남3구의 전세가 변동률은 각각 1.72%, 0.84%, -1.52%를 기록해 서울시 전체 전세가 평균인 1.9%보다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의 전셋값은 지난 연말 대비 5,000만원 정도 하락했지만 전세물건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이주호 반석부동산 사장은 “전세를 내놓은 지 5개월이 넘도록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집도 있다”며 “곧바로 추석 명절이 끼어 있어 가을 성수기에도 전세 시장이 살아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강북지역도 마찬가지다. 뉴타운 관련 이주수요가 넘쳐 나는 동대문구 장안동 삼성래미안 아파트의 경우 82㎡형을 제외한 100~142㎡형은 전세 수요자가 없어 방학 이사철이 무색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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