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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9월 3일] 뉴코아 파업이 남긴 것

지난해 2월 노조가 사측의 계산직군(Cashier) 외주화에 반발하면서 시작된 뉴코아 파업이 지난달 29일 발생 434일 만에 끝이 났다. 노사는 계산직군의 외주화 금지 주장 철회와 외주화로 인해 계약이 만료된 비정규직 36명을 재고용한 뒤 2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데 합의했다. 뉴코아 노사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오는 2010년까지 무파업을 선언했다. 뉴코아사태는 비정규직 보호와 차별시정을 위해 도입된 비정규직법이 오히려 비정규직의 외주화와 대량해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줬다. 비정규직법 문제점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파업이었기 때문에 노동계는 뉴코아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주목했다. 합의서만 놓고 보면 노조가 외주화 금지 주장을 철회하는 대신 사측은 비정규직을 재고용하기로 하는 등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서로 윈-윈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노동계에서는 노조의 참담한 패배라는 반응이다. 핵심 요구사항이었던 외주화 철회를 관철하지 못한데다 사측이 노조에 대한 35억원의 손배ㆍ가압류 소송을 취하해주는 조건으로 파업과정에서 해고됐던 노조 간부 18명이 복직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파업 도중에 많은 노조원들이 생계난 등을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 그렇다고 뉴코아사태에서 사용자인 이랜드그룹이 승리했다고 보기도 힘들다. 이랜드일반노조(홈에버)의 파업과 농성이 겹치면서 이랜드그룹은 막대한 영업손실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 어렵게 인수했던 홈에버를 다시 팔아야했다. 이 같은 유형의 손실뿐 아니라 무형의 피해는 더 컸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홀대하는 ‘악덕기업’이라는 굴레가 씌워지면서 이랜드그룹의 기업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었다. 뉴코아 파업은 노사 모두에게 큰 상처를 입히고 일단락됐다. 비정규직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뉴코아노조의 투쟁에 의미부여를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노조원들은 너무나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 비정규직 계산원들을 정규직화하기로 한 다른 유통업체들과는 달리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해 경직된 태도로 일관한 회사측도 굳이 치르지 않아도 될 비용을 너무 많이 지불했다. 뉴코아노사는 임단협을 타결하면서 “분열과 대립의 관계에서 벗어나 회사의 성장과 직원의 고용안정 및 복리증진을 위한 상생의 노사관계를 정립하겠다”고 선언했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그동안의 갈등을 말끔히 씻고 협력적 노사관계를 통해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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