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오페라 갈라' '화·통 콘서트' 등<br>아리아·국악과 미술의 만남<br>퓨전 콘서트 잇따라 무대에<br>관객들에 색다른 감동 선사
 | 음악평론가 장일범과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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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리꾼 남상일과 신윤복의 '월하정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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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복수가 내 가슴에 끓어 넘치고 죽음과 절망이 타오른다!'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의 아리아)
자신의 딸을 납치해 간 사제 '자라스트로'를 향해 불 같은 분노를 내지르는 밤의 여왕은 딸에게 직접 그를 죽이라고 명령한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중 소프라노의 대표 아리아인 밤의 여왕의 노래는 빈센트 반 고흐가 귀를 자르고 요양원에 있을 때 그렸던 '별이 빛나는 밤' 그림을 배경으로 울려퍼진다. 복수를 꿈꾸던 밤의 여왕의 눈에 비친 밤 하늘이 별빛과 달빛이 폭발하는 형상으로 나타난 고흐의 그림 같지 않았을까?
음악이 눈 앞에 그려지고 그림이 귓가를 속삭이는 이색 콘서트가 열린다. 명화와 오페라가 어우러지는 콘서트 '하이브리드 오페라 갈라'와 옛 그림에 국악 선율로 흥을 더한 '화ㆍ통 콘서트'는 그림과 음악을 함께 동원해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국악이나 오페라에 대한 관객 이해를 돕고 색다른 공연을 선보이려는 시도다.
최근 오페라계는 귀에 익숙한 아리아만 따로 모아 선보이거나 어린이의 눈 높이에 맞춘 창작 오페라를 만들려는 시도 등 쉽게 다가가는 오페라가 화두다. 오는 29일과 30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선보이는 '하이브리드 오페라 갈라' 역시 이런 시도의 일환이다. 칸딘스키ㆍ고흐ㆍ클림트 등 명화가 '돈 조반니', '마술피리', '잔니 스키키' 등의 오페라와 함께 펼쳐지고 음악평론가 장일범의 해설로 관객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공연을 제작한 라보체의 이민주 기획팀장은 "대중에게 친숙한 오페라와 명화를 선택해 작품을 재해석했다"며 "색다른 접근으로 관객의 이해를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악계 역시 대중과 소통하는 색다른 아이디어 모색에 한창이다. 창작 국악 레퍼토리를 개발하고 현대 음악과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29일 숙명아트센터에서 펼쳐질 '화ㆍ통 콘서트'는 옛 그림과 국악의 만남을 보여준다. 김만석 국립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의 감독으로 만들어진 이번 공연은 신윤복의 '월하정인', 이하응의 '난초' 등 옛 그림이 소리꾼 남상일, 퓨전 국악 연주 그룹 '프로젝트 樂'의 음악, 미술평론가이자 학고재 주간인 손철주의 해설과 함께 어우러진다.
총 4가지 테마로 이루어진 이번 공연은 '선비는 숨어도 속세는 즐겁다', '꽃이 속삭이고 동물이 노래하네' 등 각각의 주제에 어울리는 음악과 그림을 함께 선보여 옛 그림과 우리 소리를 재해석해 관객에게 새로운 감동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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