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계는 새로운 사과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 사과는 사회발전을 촉발했던 앞선 사과들과 달리 세상을 뒷걸음치게 하고 있다. 최근 특허소송으로 스마트폰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애플(Apple)이라는 사과가 장본인이다.
애플은 특허소송을 제기하기 전까지 혁신의 아이콘으로 추앙 받았다. 기존 사업자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기술들을 모아 아이폰이라는 신제품을 내놓으며 전세계를 열광시켰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병세가 악화된 후부터 혁신보다는 특허소송으로 살길을 모색 중이다. 더 이상 혁신을 보여주기 힘든 애플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애플이 주장하는 특허가 혁신적이거나 배타적 독점권을 주장하기 쉽지 않은 분야라는 점이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문제 삼은 부분은 바로 둥근 모서리를 중심으로 한 디자인이다. 스마트폰 이전의 일반 휴대전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흔한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국 배심원들은 자국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이들은 애플 측의 주장을 인정했고 이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애플에 특허세를 물어야 할 처지다. 둥근 모서리의 스마트폰은 애플만 만들 수 있냐는 불만과 함께 앞선 사업자가 후발 사업자의 추격 기회를 원천봉쇄하는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법정에서 배심원 평결이 나온 지 닷새가 돼가는 지금까지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애플의 최초 로고에는 사과나무 밑에서 책을 읽고 있는 뉴턴이 그려져 있다. 과학적 혁신을 초래한 뉴턴을 동경하는 마음에서 고른 로고였을 것이다. 애플이 세계적 혁신을 주도했던 또 하나의 사과로 역사에 남기를 원한다면 뉴턴을 동경하던 그 초심을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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