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마스터합자회사(MLP) 펀드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있다.
MLP 펀드들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운용사들이 유가와의 상관관계가 낮다며 급히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MLP 펀드에서의 자금 순유출이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유가하락이 시작된 지난해 9월과 10월에는 월별 순유출 규모가 10억~20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11월(117억원)과 12월(159억원)에는 매달 100억원 이상씩 빠져나갔다. 이달 들어서도 3억원이 빠져 나가면서 순유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MLP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8월 말 2,164억원에서 이달 6일 1,840억원으로 줄었다.
MLP는 주로 셰일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운송·저장·정제 등 중간단계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는 회사다. MLP 펀드는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된 에너지 관련 MLP 회사에 투자해 자본차익과 배당수익을 추구한다.
MLP 펀드를 운용하는 한화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유가하락이 펀드에 미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MLP사들이 거래하는 원유생산 업체들의 건전성을 분석해 포트폴리오를 일부 수정하고 "유가와 MLP 펀드 수익률과의 상관관계가 낮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운용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이 뚝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표 클래스 상품 5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4.02%로 부진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어 수익률 전망도 불투명하다.
만약 유가 내림세를 겨냥해 저가 매수에 나서려는 투자자라면 적립식으로 MLP 펀드에 투자하거나, 올 1~2월 MLP사들의 지난해 4·4분기 배당 규모를 확인한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현재로서는 유가의 반등 시점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올 1~2월 MLP사들의 배당 규모가 발표된다"며 "지난해 4·4분기 유가 내림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기대했던 배당수익을 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확인하게 되면 MLP 펀드에 대한 불안감이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