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토요 산책] 중국에 부는 '사랑의 한류' 바람
입력2008-05-30 17:45:19
수정
2008.05.30 17:45:19
최악의 지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중국.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 규모가 커지고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물론 세계의 모든 나라 사람들이 자연재해로 가족을 잃은 수십만명의 중국인들을 바라보며 같은 마음으로 애통해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역시 중국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데 문제가 생겼다. 하필이면 성화봉송 문제 이후에 발생한 재난이라 일부 네티즌들이 중국 지진 발생에 대해 악성 댓글(악플)을 달았고 이에 중국인들의 반한 감정이 거세지고 있다.
국가 이미지 손상도 문제지만 엄청난 자연재해로 사랑하는 부모와 자식을 잃었을 중국인들의 마음에 다시 한번 상처를 입힌 것 같아 미안하고 씁쓸한 마음이다.
사실 누구보다 정이 많은 한국사람 아닌가. 일부 악플러들로 나라 전체가 무정하고 인색하게 비치지 않을까 걱정도 앞선다.
중국 곳곳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들이 확산되고 있다 한다. 불똥은 중국에서 상영 중인 심형래 감독의 ‘디 워’에도 튀었다. ‘아이언 맨’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로 큰 흥행을 맛보고 있던 ‘디 워’가 영화에 대한 기본적 평가와는 무관하게 격하되고 티켓 불매 여론까지 일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이미지도 회복시키고 중국의 아픔을 위로할 만한 좋은 방법을 고민하던 차 국내 연예인들의 중국 돕기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바로 이거다’하고 복잡했던 머릿속이 한번에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이런 민감한 상황에서는 정치적인 시도보다 문화적인 교류가 더욱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연예인들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알고 있었나 보다.
안재욱을 비롯한 장나라ㆍ김동완ㆍ채연 등이 성금을 기부했고 예인ㆍ바다ㆍ티맥스 등 한국가수 사절단이 기꺼이 자선음악회에 참석했으며 자선 프로젝트 앨범도 착착 준비 중이다. 특히 이번 자선 프로젝트 앨범은 비ㆍ송혜교ㆍ김연아 등이 노래하고 박진영이 직접 곡을 쓴 데다가 강제규 감독이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아 벌써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장나라는 이번 사태로 갈 곳을 잃고 방황하는 쓰촨성 아이들을 위해 소학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니 그들의 중국에 대한 사랑은 끝이 없을 정도다.
게다가 괜히 억울했을 심형래 감독 역시 중국인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며 ‘디 워’의 중국 흥행 수입 일부를 쓰촨성 지진 피해자 돕기 성금으로 내놓았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필자는 속으로 ‘역시 심형래는 최고의 코미디언’이라고 생각했다. 도움이 가장 필요할 때 선뜻 성금을 내 중국인들에게 잔잔하고 진정한 웃음을 선사했으니 말이다.
이렇듯 성금 모금과 자선 콘서트, 음반 제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중국 피해주민 돕기에 발 벗고 나서고 있는 연예인들의 모습에서 인기 스타이기 이전의 따뜻한 인간적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사실 한류의 따뜻한 흐름은 요즘 들어 불쑥 나온 것이 아니다. 예전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중국에 대한 한류 스타들의 기부가 이어졌다. 한류가 강하게 흐를수록 기부의 바람은 더욱 강하게 불었다. 스타들은 자신을 향한 중국인들의 무한한 사랑에 어찌할 바를 모르며 그 사랑에 보답할 방법을 찾았다.
닫혀 있던 마음을 통 열 것 같지 않던 중국인들이 한류 스타들의 진심 어린 사랑의 온정이 계속 이어지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진정한 한류의 힘을 비로소 느낄 수 있다.
어릴 적에 읽었던 한 우화가 생각난다. 바람과 해가 누가 먼저 젊은이의 망토를 벗겨내는지 내기를 하는데 바람이 세차게 불수록 젊은이는 망토를 더욱 꼭꼭 여미지만 따뜻한 햇살이 비추자 젊은이는 망토뿐 아니라 입고 있던 다른 옷까지 벗는다는 내용이다.
이번 사태를 국가가 인위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했다거나 서로의 잘잘못만을 따지려 했다면 어떤 결과가 발생했을까. 이번에 벌어진 일련의 일들로 가장 강력한 의사소통은 사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다.
그동안 중국은 한류 열풍의 동맥으로서 동아시아 한류 열풍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했다. 일방적인 사랑은 없다. 사랑은 소통하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줬던 그들에게 이제는 단순한 문화 한류가 아닌 따뜻한 온정을 실은 한류로 더욱 깊고 넓게 그들의 마음속에 번져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