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로(사진) 외환은행장은 하나금융그룹으로 인수된 후 줄기차게 '고토회복'을 내세웠다. 론스타 시절 잃어버린 외환은행의 오래된 중소기업 고객들을 되찾아 오겠다는 것이었다.
윤 행장의 꿈이 드디어 이뤄지는 모습이다. 중소기업대출에서 부진했던 외환은행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해 연속 1조5,000억원 이상 줄었던 중기대출은 올해 7,000억원 가까이 늘어났고 소호(개인사업자)대출도 5,3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2월 윤 행장이 취임한 후 공단 등 일선을 훑으며 영업 독려에 나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6일 외환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중기대출(소호대출 제외) 잔액은 16조6,35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921억원 불었다.
규정이 바뀌면서 중기대출에서 대기업대출로 전환된 규모가 8,665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실제로는 1조5,586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2011년과 지난해 중기대출이 각각 1조6,176억원, 1조7,143억원 감소했음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반전으로 평가할 만하다.
윤 행장은 지난해 9회, 올해 8회 등 총 17회에 걸쳐 중소ㆍ중견기업 간담회를 갖고 600여개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났다.
론스타 시절에는 없었던 일이다. 또 2월에는 법률자문 등 해외로 나가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글로벌자문센터를 설립했다. 이처럼 기업과의 스킨십 외연을 넓혀가면서 위축돼 있던 외환은행 영업력도 기지개를 펴고 있는 셈이다.
불황으로 대출 수요가 쪼그라들고 있는 가운데 소호대출도 올 8월 말 기준 3조1,662억원을 기록, 올 들어 5,333억원 늘어났다. 아직 다른 은행에는 많이 못 미치지만 거의 거들떠보지 않던 소호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 의미가 있다.
앞서 외환은행은 무역보험공사와의 제휴에 이어 프랜차이즈 업체에 1조원 규모의 대출을 하기로 프랜차이즈협회와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 입장에서는 어수선했던 과거를 털고 영업력의 고삐를 바짝 죄야 하는 입장"이라며 "특히 내년 이후에는 하나은행과의 통합작업도 어떤 식으로든 불거질 수밖에 없어 영업망을 최대한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