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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시골·달동네가 예술을 입다

문광부 '2009 마을미술프로젝트' 12곳 설치완료<br>주민 정서적 만족·관광자원 경제효과등 기대 커

충남 공주시 계룡면 갑사 인근의 마을창고가 자연과 어우러진 벽화로 새단장 했다(위쪽). 강원도 인제에 이원경씨 등 미술가들이 시인 박인환을 주제로 제작한 벤치 겸 설치작품 '시를 들려주는 숲'. 시낭송과 함께 밤에는 불빛이 흘러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ㆍ이하 문화부)가 올초부터 추진한 '2009 마을미술프로젝트'가 21개 지역에서 그 결과물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미국 대공황 때 지역 작가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루즈벨트 대통령이 시행한 '예술 뉴딜정책'과 유사한 시도다. 나아가 지역주민의 참여를 강조해 기존 공공미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 것이다. 지난 3월부터 공모해 230개팀 중 21개팀이 선정됐고 총 2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최근 작품 설치가 끝났다. ◇마을주민 모두가 예술가=강원도 인제군은 이곳이 고향인 시인 박인환(1926~1956)을 주제로 미술과 문학의 조화, 주민들의 자부심을 함께 담아냈다. 터미널 입구의 작가 조각상부터 박인환 기념관으로 향하는 길에는 문자와 점자로 시를 적은 '아트벤치'가 들어서 사진촬영 코스로 인기다. 이원경씨 등 5명의 작가들은 인제 남초등학교 학생들의 시와 그림을 시화(詩畵)로 제작했고 50가구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대문마다 걸어 놓아, '시(詩)마을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지역 테마를 강조한 문화관광자원 조성에 1억5,000만원이 들었다. 경기 남양주 금남초등학교는 군부대와 맞닿아 철조망이 드리워진 한쪽 벽면을 '예술담장'으로 바꿨다. 지역작가 5명이 금남리 풍경, 북한강 생태를 주제로 벽화를 그렸고, 전교생 100명이 그린 타일 그림이 함께 붙었다. 8,000만원의 사업비가 학교 분위기를 바꿔 놓은 것이다. 양평은 강변 공원 산책로에 야간 이용객을 위한 LED조명작품을 설치, 직접 만지거나 연주할 수 있는 설치작품 등이 들어선 미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 외에도 부산 감천동에서는 작가 진영섭씨가 이끄는 팀이 달동네였던 산복도로를 '부산의 마츄픽츄'로 새단장 해 아시아경관학회가 순방지로 채택하는 등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기대효과, 미지수 혹은 무한대=이 같은 미술프로젝트가 지역경제를 일으킨 성공사례로는 일본 산간도시인 니가타현 쓰난마치의 '에치고 츠마리 트리엔날레'가 대표적이다. 노년층만 남은 '인구과소지역'의 빈집과 폐교, 논밭을 꾸민 현대미술제로 2000년에 2개 마을이 시작한 행사가 올해는 200개 마을로 확대됐고 방문객 40만 명에 이르는 대형 축제로 성장했다. 스페인 폐광도시 빌바오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지어 2003년 이후 6년간 1조 5,000억원의 경제효과를 얻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제 막 완성된 마을미술프로젝트의 기대효과는 미지수인 동시에 무한대다. 유병채 문화부 예술정책과장은 "경기 침체기 일자리 마련의 효과도 있지만 생활 속 예술 확대와 소통 공간 확보가 우선"이라며 "이를 공유하는 지역 주민들의 정서적 만족도가 1차적인 결과라면 방문객으로 인한 관광자원의 경제효과는 2차 성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작품의 수준이나 사후관리 등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문화부는 프로젝트 예산의 3%를 사후 관리비용으로 지자체가 관리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정부의 관심과 지역 주민들의 협조를 기반으로, 기업 후원을 통한 수준 높은 작품 설치가 이뤄진다면 문화산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 경제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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