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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반 뒤흔든 부산항 마비
입력2003-05-13 00:00:00
수정
2003.05.13 00:00:00
온종훈 기자
부산 화물연대 파업으로 드디어 부산항이 마비됐다. 우리나라 제1일의 수출입관문인 부산항의 마비는 물류체계 등 우리경제의 후진성을 드러낸 것이다. 파업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부산항의 신뢰도 추락은 물론 수출 등에 미친 타격은 돌이킬 수 없다. 무원칙 무소신 무대책으로 허둥거렸던 정부도 뒤늦게 담화를 발표하고 공권력 투입과 불법행위 응징을 다짐하고 있지만 사후약방문 격이다.
어쩌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정말 한심하기만 하다. 파업이 갑작스럽게 발생한 것도 아니고 이미 1년 전부터 예고된 일인데도 새 정부는 `개혁`에만 정신을 쏟다 보니 대책마련을 소홀히 했다. 오히려 철도산업과 두산중공업 파업 처리과정에서 노조의 손을 들어줘 이번 강성투쟁을 불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밀어붙이면 얻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노조측에 팽배하고 있다.
우리경제의 큰 버팀목인 수출은 이라크전쟁,고유가에다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동으로 이미 큰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 육상물류대란까지 겹치게 됨에 따라 휘청거리고 있다. 부산항의 수출입 화물취급이 3일이나 사실상 중단됨으로써 수출품의 적시선적은 물론 원자재 수입도 제때에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미 하루 수출피해가 2억 달러에 육박,수출입국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동북아 물류중심국가의 꿈이 바탕부터 흔들리게 된 것은 물론 부산항의 입지도 약화될 것이 분명하다. 지금까지는 세계3위의 컨테이너 항만의 지위를 유지해왔으나 이번 파업으로 외국선사가 부산항을 외면할 것이 확실해 3위의 자리를 상하이(上海)에 넘겨줄 위기에 처했다. 컨테이너 환적 화물은 고부가가치화물이란 점에서 나라마다 유치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이번 파업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부터 불법파업과 행위엔 엄정히 대처한다는 확실한 원칙 아래에서 움직여야 한다. 포항사태와 관련,불법행위로 고소된 11명의 민ㆍ형사책임을 묻지 않기로 한 것과 같은 정부의 우유부단한 자세가 노조의 강성투쟁을 불러온다는 자각이 필요하다. 이번에 밀리면 6월 임금단체협상 때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이번 파업의 후유증을 떨치고 육상물류 및 부산항이 정상화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번 기회에 시한폭탄처럼 많은 문제를 않고 있는 육상물류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다단계 알선 등의 원시적 물류체계 아래선 언제 이 같은 물류대란이 일어날지 모른다. 이번 물류대란을 물류 선진화를 이룰 수 있는 기회로 삼는 지혜와 결의가 요구된다.
<온종훈기자 jho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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