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기 대처 최우선=박 당선인이 이날 발표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 내정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는 앞서 인선된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장관급) 내정자와 함께 '박근혜 외교안보'를 책임지게 됐다.
경제나 다른 분야에 비해 외교안보 인선을 빨리 마무리 지은 것이다. 이는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인한 한반도 안보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내정자 대부분이 안보를 중시하는 강경파여서 향후 안보정책의 방향을 나타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윤병세 후보자는 김장수 내정자와 호흡에 대해 "원래 옛날부터 김 내정자와 아주 잘 협조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협조가 잘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외교안보 분야의 한 축인 통일부 장관만 인선에서 빠진 것을 놓고 대북정책 기조를 수정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분분하다. 원칙론 기류가 형성되는 환경에 따라 당초보다 역할이 모호해진 장관 자리에 마땅한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장수 내정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통일장관 지명이)급하지…(박 당선인이) 곧 발표하실 것"이라고 답했다.
◇관료 경험 필수과목 되나=이날 지명된 6명의 내정자는 대부분 고등고시 출신으로 해당 부처에서 20년 이상 관료생활을 해왔다.
행정고시 22회 출신인 서남수 교육부 장관 내정자를 비롯해 윤 내정자는 외무고시 10회,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는 사법고시 23회 출신이다. 김 내정자는 육군사관학교(28기)를 나왔다.
유일한 정치인 출신인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내정자 역시 행시 23회로 안전행정부 전신인 내무부에서 20년 넘게 관료생활을 했다.
사실상 6명의 후보자 모두 내부 승진한 셈이다. 관료사회로 하여금 다방면에 발을 걸치기보다는 한 분야에서 깊이 있게 파고들 것을 강조한 것이다. 더불어 외부 인사의 깜짝 등용을 통한 공직사회의 술렁임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정자 가운데 노무현 정부 출신이 많은 것도 특정 정부를 선호해서가 아니라 고위관료 중에 고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겹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새 정부 초반 현업에 있는 다양한 인재를 끌어들여 변화를 도모하는 신선함이 없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부처나 관계기관 근무가 긴 엘리트 관료는 안정감은 높지만 현장 전문성은 의문이라는 평가다. 상명하복 문화에 익숙한 군이나 정통관료를 임명하면 역으로 대통령의 목소리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은 "박 당선인은 앞으로도 조용하고 성실한 관료 출신, 혹은 관료 같은 정치인을 인선할 것"이라면서 "남은 청와대 인선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밀주의 여전=박 당선인은 이날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선을 발표하지 않았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전날까지만 해도 발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들렸는데 발표 당일 발표가 미뤄졌다고 들었다"면서 "발표하기까지 수일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박 당선인 측은 인선 발표 직전까지 발표자나 발표 대상 등을 함구했다. 내정자 역시 유정복 내정자를 제외하면 5명은 하마평이 나오지 않던 인물이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당선인 비서실장이나 대변인도 발표 바로 전까지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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