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은행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11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 이후 잠시 진정됐던 추가 금리 인하론이 연준의 금리 동결을 계기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이 금리 인상에 착수하면 한은이 금리를 내리기 어렵지만 연준의 이번 동결로 일단 시간을 번 만큼 한은이 추가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은 기준금리는 작년 8월부터 4차례에 걸쳐 총 1%포인트 내려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로 기대했던 경기회복세가 아직 지지부진한 상황이어서 미국 금리 인상 전에 한은이 금리를 더 내려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연준의 동결 결정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다시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우리는 기준금리가 올해 추가로 1회 정도 더 인하될 수 있다는 기존 견해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이 총재의 발언 때문에 한층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이 총재는 17일 한국은행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현 금리 수준이 명목금리의 하한선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라며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고 말해 금리를 더 내릴 여력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금리정책의 여력을 묻는 질문에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인하 가능성으로 해석해 채권시장의 장기물 금리가 떨어졌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미국의 8월 주요 경제지표에도 부담으로 작용한 상황에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위험이 다소 가라앉을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신흥국들의 정책 여력이 확대된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총재가 최근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하는 발언도 계속해서 한 점과 가계부채 급증 속도가 진정되지 않는 점 등은 추가 인하 기대를 억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시점에 대한 불안과 추측이 계속 될 것이고 이로 인해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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