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산모터쇼의 현대자동차 전시관 디자인은 마치 월드컵경기장을 연상하게 하는 모습이다. 이 전시관의 메인 무대에 처음 공개되는 차 한 대가 미끄러져 들어왔다. 언뜻 보면 '그랜저'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더욱 크고 중후한 느낌. 바로 현대차가 준대형인 그랜저보다는 크고 대형차인 '제네시스'보다는 작은 사이즈로 개발한 'AG(프로젝트명)'다.
이번엔 세계 모든 모터쇼에서 가장 화려하게 전시관을 꾸미는 것으로 유명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부스를 가봤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3시리즈' 등 젊은 고객을 겨냥한 차들이 잇따라 베일을 벗었다.
서울모터쇼와 해를 달리해 격년으로 열리는 국내 대표 자동차 축제인 '2014 부산국제모터쇼'의 프레스데이 행사가 공식 개막일인 30일을 하루 앞둔 29일 열렸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최근 수년간 수입차에 시장을 내준 국산차 업계와 수입차 진영의 대표주자인 독일차 업체들이 굵직한 신차를 공개하며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임을 예고했다.
국내 대표 업체 현대차의 메인 전시차는 AG다. 후륜구동인 제네시스보다 작고 그랜저보다는 큰데 구동방식은 그랜저와 같은 전륜구동이다. 9월 이후 국내에 출시된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AG는 그랜저·제네시스와 함께 고급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AG의 구체적인 사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곽진 현대차 부사장은 "4,000만원 초중반대의 가격을 예상하고 있고 해외 수출 없이 국내에서만 판매할 것"이라며 "특히 BMW '5시리즈' 등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에서 포지셔닝이 애매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곽 부사장은 "시장 조사 끝에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중간 가격대인 정통 세단이 필요하다는 분석에 따라 AG를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밖에 현대차는 국산 준대형 세단 중에선 첫 디젤 모델로 수입 디젤차의 대항마가 될 그랜저 디젤도 공개했다. 그랜저 디젤은 2.2ℓ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고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m의 성능을 낸다. 6월 중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GM은 전기차와 고효율 디젤차를 대거 전시했다. 특히 2015년형 쉐보레 '스파크 EV(전기차)'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LG화학과의 협력 강화를 천명해 눈길을 끌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2015년형 스파크EV는 LG화학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한 고효율 배터리팩을 채용, 차 무게는 줄고 에너지 효율은 기존 대비 7% 이상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은 디젤과 전기차 라인업을 점차 강화해 연비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독일 브랜드의 무대는 이번 모터쇼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내용도 알찼다. BMW는 '뉴 4시리즈 그란 쿠페' '뉴 M3' '뉴 M4 쿠페' 등을 한국 최초로 공개했다. 판매 1위 업체로서 쿠페와 고성능차 등 다양한 라인업을 투입해 수입차 업계의 리더십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더 젊은층을 겨냥한 신형 'C클래스' 'GLA클래스' 등을 국내 최초로 전시했다. 아우디는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차인 'A3스포트백 e-트론'으로 이목을 끌었다. 내년 상반기 출시될 A3 e-트론은 한 번 주유하면 940㎞까지 달릴 수 있는 차로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 적지 않은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재규어 'F-타입 쿠페', 링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올 뉴 MKC', 마세라티의 '기블리' 디젤 모델 등도 이번 모터쇼에서 국내 첫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