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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 발목 잡는 해넘이 예산안 처리 악습 끊자

국회가 새해 예산안과 부수법안을 2년 연속 1월1일 새벽에야 처리했다. 지난해 '제야의 종 예산'이라는 핀잔을 들었는데 이번에는 동이 틀 무렵에야 통과시켰다.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2일)을 11년 연속 어긴 국회여서 기대치가 높지 않았지만 해도 너무한다. 차분하게 새해를 설계해야 할 연말연시에 국회는 경제의 발목을 잡고 국민의 가슴까지 답답하게 만들었다.

개정 국회법에 따라 올해 '예산안 자동상정제'가 도입되어도 제때 처리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국회가 법정기한 48시간 전까지 심사를 완료하지 않으면 본회의에 자동 회부되지만 쟁점 예산·법안이나 정치 현안에 대한 대립으로 공전하거나 여야가 본회의에서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산안과 세법 등 부수법안 처리가 늦어지면 정부·지자체는 물론 기업과 국민 개개인의 새해 사업계획과 재테크 기상도에도 적잖은 혼선이 빚어진다. 고소득자 소득세율과 대기업의 법인세 최저한세율, 다주택자 양도세율, 막판까지 예산안 처리의 발목을 잡은 외국인투자촉진법 등은 하나하나 파급력이 만만찮다. 통상임금과 임단협,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환율 문제 등으로 머리가 복잡한데 '국회 리스크'가 새해 첫날까지 이어지니 죽을 맛이다.



예산안 지각처리가 만성화한 이유는 청와대를 포함한 여권과 야당 간의 불통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개입과 국정원 개혁 문제 등을 둘러싸고 정치적 공방만 벌여왔다. 고비 때마다 대립이 사그라질 만하면 여야 가리지 않고 해묵은 갈등을 끄집어내 끝없는 정쟁을 벌인 게 지난해 국회다. 새해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자리 잡아야 한다. 악습이 굳어지면 나라와 사회가 퇴행할 수밖에 없고 역사도 후퇴하기 마련이다. 국민은 더 이상의 해넘이 예산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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