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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회사와 바이오 기업 간의 인수합병(M&A) 및 전략적 제휴가 잇따르고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은 제약회사를 인수해 영업망ㆍ생산라인을 갖출 수 있고 제약업체는 바이오 벤처기업을 인수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신약 개발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벤처 “제약사 인수로 영업망ㆍ생산라인 확보”= 지난 1일 코스닥등록 바이오 벤처기업 제넥셀세인은 청계제약을 인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61억여원을 들여 청계제약 주식 17만9,829주(67%)와 경영권을 인수한다는 것. 청계제약은 일본 미야리산과의 기술제휴로 생산 판매하는 유산균 정장제 ‘미야BM정’과 ‘포룡액’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올해 18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중소 제약사다. 제넥셀세인은 지난 4월 한국슈넬제약을 인수한 바 있어 이번이 두번째 제약회사 M&A. 제넥셀세인 한 관계자는 “한국슈넬제약이 주사제ㆍ수액제 분야에서 강점을 가졌고 청계제약은 연고제ㆍ일반의약품 사업기반을 갖추고 있어 상당한 시너지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자체 개발 중인 항체의약품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으면 슈넬제약과 청계제약을 합친 영업망을 통해 시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넥셀세인은 최근 슈넬제약 공장을 매각했으며 의약품 생산라인은 청계제약 화성공장으로 일원화할 계획이다. 제넥셀세인은 두 제약사 인수를 계기로 내년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종합제약사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바이오 의약품 개발업체 이수앱지스를 계열사로 둔 이수그룹이 병원 영업에 강한 제약사 인수를 추진 중이며, ‘M&A 대상 1순위’로 자주 거론되는 영진약품도 바이오 벤처기업 셀트리온의 인수설이 퍼지는 등 제약사 M&A 움직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약사 “벤처 인수ㆍ투자로 신약 개발력 제고”= 반대로 제약회사가 벤처를 인수하거나 투자해 신약 개발능력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중외제약은 지난 5월 말 181억원을 들여 손톱깎기로 유명한 쓰리쎄븐 주식 200만주를 확보해 18.5%의 지분율로 1대주주로 올라섰다고 발표했다. 쓰리세븐이 보유한 세포치료제 개발회사 크레아젠을 인수하기 위해서다. 국내 대형 제약사가 ‘상장 바이오벤처기업’의 경영권 인수에 나선 첫 사례다. 중외제약은 이후 쓰리쎄븐의 사명을 크레아젠홀딩스로 바꾸고 중외홀딩스 재무기획본부장을 사장으로 선임하는 한편 손톱깎이 사업부문은 비상장법인으로 분할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도 지난 4월 코스닥 등록 바이오기업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증자에 156억원을 투자(지분 12.6%),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M&A 필요성을 느끼는 제약회사들이 적지 않지만 벤처 경영인 등의 오너십이 워낙 강해 선뜻 회사를 내놓는 선진적인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다”며 “차선책으로 신약 개발력을 가진 바이오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형태가 늘겠지만 조만간 직접 인수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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