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기일수록 적극적인 투자만이 살 길입니다. 남들이 투자를 꺼릴 때 브랜드를 널리 알려 인지도를 높이는 것만이 프랜차이즈 회사와 가맹점주들이 다 같이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450개의 가맹점을 확보하며 숯불바비큐치킨 업계의 1등 브랜드로 올라선 ‘훌랄라’(www.hoolala.co.kr)는 올해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에도 아랑곳 없이 과감한 투자를 통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훌랄라는 최근 멤버 중 한명인 서인영이 방송 출연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여성 그룹 쥬얼리를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또 인기 드라마인 ‘태왕사신기’와 ‘이산’ 등의 제작 지원에 나서며 브랜드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김병갑(사진ㆍ41) 훌랄라 사장은 “훌랄라의 매출과 외형은 이미 안정적인 수준에 진입했지만 다른 치킨 브랜드에 비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광고나 드라마를 본 가맹점주들의 반응도 무척 좋다”고 말했다. 사실 훌랄라는 지난 2005년까지 서울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브랜드였다. 상권이 비교적 좋지 않은 지역에서 먼저 검증을 받은 후 점차 중심상권으로 진출하는 ‘외곽상권 공략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네상권에서 가족단위 고객을 상대로 매장에서 직접 치킨과 맥주를 파는 훌랄라의 컨셉트는 이러한 입지선정 전략과 잘 맞아 떨어졌다. 김 사장은 “지방도시 동네상권에서 1등 점포가 된다면 어느 곳에 출점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며 “가맹점주들이 배달을 잘 하지 않을 정도로 홀 판매가 잘 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 중심상권 진출에도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훌랄라는 올해 들어 83㎡(25평) 중소형 매장 위주였던 기존의 가맹 전략 대신 165㎡(50평) 이상 대형 매장 중심의 전략으로 선회했다. 또 기존의 외곽상권 공략 전략에서 벗어나 서울 역세권의 주요 상권들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안테나숍으로 만든 330㎡(100평) 규모의 서울 신림점은 저녁이 되면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김 사장은 “오는 2010년까지 전국 가맹점 2,000개, 직영점 10개를 오픈해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사장은 늘 “프랜차이즈 사업은 고객과 직접 얼굴을 맞대는 현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장인 가맹점의 애로사항을 가장 빨리 파악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얻게 된 김 사장의 별명은 ‘현장맨’. 훌랄라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숯불바비큐용 고추장ㆍ허브 소스와 바비큐 구이기인 ‘매직화이어’의 아이디어도 모두 현장에서 나왔다. 훌랄라 고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고추장ㆍ허브 소스는 경쟁 브랜드의 소스를 모두 맛보고 현장에서 직접 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개발됐다. 김 사장은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입맛과 건강에 좋은 발효식품이라는 점에 착안해 소스의 재료로 고추장을 선택했다. 또 고추장의 텁텁한 맛을 없애고 다른 재료들과 조화를 잘 이루도록 소스에 허브를 첨가한 것도 전국의 유명한 맛집을 돌아다니며 얻은 아이디어였다. ‘매직화이어’ 개발도 현장에서 출발했다. 일반적으로 바비큐치킨 전문점은 바비큐치킨을 만들 때 손이 많이 가고 조리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운영이 힘든 업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김 사장은 “주문한 음식이 늦게 나와 한번 온 손님이 다시 찾지 않으면 문제”라는 생각으로 바비큐치킨을 단 한번에 구워내는 방법을 찾는데 주력했다. 이때부터 김 사장은 가맹점 신규 오픈도 잠정적으로 중단한 채 개발부 및 사외 기술자들과 함께 작업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연구에 매달렸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오븐과 구이기기를 접목한 바비큐 조리기구인 ‘매직화이어’가 탄생했다. ‘매직화이어’는 한번에 5마리의 닭을 12분 만에 구워낼 수 있으며 초벌구이와 재벌구이를 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한 번에 구워내기 때문에 육즙이 살아있고 육질은 한결 부드러워지는 장점이 있다. 또 조리시간이 크게 줄어 주방인력을 줄이고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매직화이어’는 현재 42개국에 특허출원 중이다. 김 사장은 이처럼 소스와 조리기구 개발에만 4년 이상을 투자하며 내실을 충분히 다진 뒤에야 본격적인 가맹점 확대에 나섰다. 김 사장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표라면 가맹점이 폐업하는 것에 대해 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맹점주의 매출 및 이익 확대는 뒷전인 채 단순히 간판만 빌려주거나 재료나 유통해주며 손 쉽게 돈벌이에 나서는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다. 현재 450개의 가맹점을 거느린 훌랄라의 폐점율은 1~2% 정도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김 사장의 현장 중시 경영은 그의 인생 행보에서 비롯됐다. 김 사장은 “처음 속옷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고객의 수요를 제대로 읽지 못해 실패를 맛본 후 닭고기 유통사업에 나서며 오늘날의 훌랄라가 탄생했다”며 “이때부터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현장 중심으로 움직였다”고 회고했다. 김 사장은 지금도 직접 창업 상담을 하고 있으며 가맹점이 문을 여는 날이면 어김 없이 참석하고 수시로 가맹점에 들러 애로사항을 직접 챙긴다. 훌랄라는 올해 해외진출에도 시동을 건다는 전략이다. 우선 중국에 신도시 위주로 2개 정도의 직영점을 설치할 계획이며 호주 진출도 계약 성사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김 사장은 “해외 진출을 위해 경기도 평택에 물류센터를 건설하고 소스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용기 제조시설도 갖췄다”며 “중국 주요 도시 직영점 개설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해 바비큐 치킨을 통한 한류 열풍을 일으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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