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위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8차례의 한일 국장급 협의가 초기에는 평행선을 그렸다면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분명히 좁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위안부 협상에는) 큰 틀에서의 입장조율과 세부조율이 있는데 세부적인 면에서 협의가 추가로 필요한 것"이라면서 "나름의 진전이 있으나 당장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인지는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협상과 관련해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어느 시점에 결론을 내야 하는 단계에 이르면 양국 정부가 의지를 갖고 풀어야겠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지난 17일 '마지막 단계'에 대해 "쟁점을 가지고 협의를 하는 단계에 와 있는 것을 두고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위안부 문제 협의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우리 정부의 설명과 달리 일본 정부는 법적 책임 문제는 이미 끝났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을 맡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의 기본 생각을 끈질기게 한국에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오는 21일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앞두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간 협의에 큰 진전이 나올지에 대해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생각은 오늘까지 말해온 대로"라며 이같이 말했다. 군 위안부에 대한 법적 책임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통해 종결돼 책임 및 배상을 인정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한편 일본 언론에서는 양국 간 협상의 구체적 내용을 연일 보도하고 있으나 우리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를 재정 지원하고 사죄의 성명을 발표하는 대신 한국 정부가 문제의 최종 해결을 보증하는 구상이 양국 정부 간에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재정적 지원과 관련해 한국 정부 측은 일본이 정부 예산을 사용해야 일본 정부의 국가적 책임을 인정했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으며 대신 한국 정부가 박근혜 정권에서 위안부 문제의 최종 해결을 보증하고 주한 일본대사관 앞의 평화의 소녀상 철거 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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