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유가하락’ 영향, 세월호 보다 셌다… 2·4분기 소비 가계 소비 ‘뚝’
중동호흡기증후군(MERS)과 유가 하락이 맞물리면서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지난해 보다 가계 소비가 더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가 기승을 부렸던 6월을 포함한 2·4분기 평균소비성향(소득 대비 소비 비율)이 역대 최저치에 근접할 만큼 뚝 떨어졌다. 다만 기초연금 도입 등으로 저소득층 수입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면서 소득분배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2·4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올 2·4분기 평균 소비성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포인트 줄어든 71.6%를 기록했다. 이는 2·4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저치이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4·4분기(71.5%)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2·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7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9% 증가했지만, 소비지출은 249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득이 늘어난 것 보다 지출이 늘지않다 보니 평균 소비성향도 뚝 떨어진 것이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메르스 탓에 가계가 여가활동을 크게 줄이면서 오락·문화분야(-4.4%) 소비와 교통분야(-4.4%) 관련 지출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이어졌던 유가 하락이 맞물리면서 평균 소비성향이 뚝 떨어진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유가 하락 요인을 제외하면 전년대비 소비지출 증가율은 1.6%로, 0.9%포인트가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798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가 증가했다. 거래시장이 살아나면서 부동산취득세 등을 포함한 비경상조세가 39.9%로 크게 증가했다.
기초노령연금 도입 등으로 저소득층의 소득은 크게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기초연금을 도입한 바 있다. 2·4분기 가구당 월평균 이전소득은 43만8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2%의 증가율을 보였다. 소득 1분위의 적자 가구 비율(전국 2인이상 가구 기준)도 지난해 48.4%에서 44%로 대폭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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