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 데드라인 열흘 앞두고…김정관·러트닉 120분 협상
국제 정치·사회 2025.10.17 17:55:30한미 무역 협상판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열흘여 앞두고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시간 동안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이견을 집중 조율했고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을 찾아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정부 측이 전했다. 한미 양측이 APEC 전에 타결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최종 결과물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 실장과 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6일 저녁(현지 시간) 워싱턴DC 상무부 청사에서 러트닉 장관과 실무 협상을 가졌다. 김 실장은 회의를 마친 후 성과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2시간 동안 충분히 이야기했다”고만 답했다. 협상 당사자인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의 만남은 성과 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이뤄져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이날 오전 김 실장은 덜레스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해 “지난 몇 개월 중 양국이 가장 진지하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최근 한미 무역 협상에서 열흘 안에 가시적인 결과물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미국이 많은 양보를 할 것 같다”고 운을 떼며 “우리는 APEC을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매우 중요하다고 이야기했고 그런 기대(미국의 양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과 김 장관, 여 본부장은 이날 오후에는 백악관에서 러셀 보트 OMB 국장과 50여 분간 면담하고 조선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 장관은 “마스가에 대해 여러 건설적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할지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특파원단과 만나 “실무 장관은 ‘업프런트(up front·선불)’가 어렵다는 한국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며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느냐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대미 투자에 따른 통화스와프 등 외환 안전판에 대해서는 “3500억 달러 투자를 어떻게 구성할지 그 계획에 따라 외환 안정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보란듯…北, 중·러와 삼각협력 강화
정치 정치일반 2025.10.17 17:42:08북한이 중국과의 ‘서신 외교’를 보름 넘게 이어가고 있다. ‘혈맹’인 러시아와의 관계도 다져나가면서 북중러 삼각 협력 강화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정상 간 만남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대미 협상력 강화를 위한 행보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1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일 축전을 보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답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조중(북중) 친선 협조 관계의 전통을 훌륭히 계승하고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맞게 더욱 강화·발전시켜나가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시종일관한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도 중국 동지들과 함께 사회주의 위업을 실현하는 공동의 투쟁 속에서 조중 친선 관계의 활력 있는 발전을 적극 추동함으로써 두 나라 인민의 복리를 증진하고 지역과 세계의 안정을 수호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 간 서신 교환은 지난달 초 중국 전승절 기념식 이후 이어지고 있다. 두 사람은 이 기간 각각 두 차례의 축전과 답전을 주고받았다. 이들이 주고받은 서신에는 공통적으로 ‘지역과 세계의 안정 수호’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다. 국제사회에서 양국의 이익 확보를 위해 협조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밀착 관계를 이어오는 러시아도 동시에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북러 수교 77주년 기념 연회에서 주북한 러시아 대사에게 “러시아와 긴밀히 지지·연대해나가려는 것은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의지”라며 “앞으로도 쌍무 관계의 전면적 발전을 추동하고 전략·전술적 협동 강화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중러 세 나라는 최근 한 달여 사이 중국 전승절 기념식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행사에서 연이어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북한은 한동안 소원했던 중국과 정상회담까지 가지면서 전략적 소통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북한의 이러한 행보는 4년 만에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APEC 참석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동시에 한반도를 찾는 만큼 이 과정에서 북한의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미국을 향한 직접적인 도발 메시지를 자제하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깜짝 만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려는 취지로 보인다. 다만 우리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미 정상이) 만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
20년 만에 APEC 의장국 경제적 파급효과만 7.4조 [글로벌 시선 쏠린 경주 APEC]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0.17 17:41:35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경제와 정치·외교,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막대한 효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한국의 교역량(2023년 말 기준)에서 APEC 회원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수출 74.7%, 수입은 67.5%에 달한다. 한국의 10대 교역국 중 8개국(중국·미국·베트남·일본·호주·대만·싱가포르·홍콩)이 APEC 회원국에 해당한다. 해외투자 관련 비중 역시 크다. 한국의 해외투자 중 57.6%가 APEC 국가로 향하고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의 46.5%가 APEC 회원국에서 들어온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딜로이트컨설팅의 공동 분석에 따르면 경주 APEC 개최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는 7조 4000억 원에 달한다. 내수 활성화 등 단기 경제 효과 3조 3000억 원, 경제·사회적 편익 등을 포함한 중장기 간접 효과 4조 1000억 원을 합친 수치다. 2만 2634명에 이르는 취업 유발 효과도 예상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 재회하는 역사적 이벤트가 예정돼 경주와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홍보 효과는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의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해외투자가 인바운드·아웃바운드 모두 활성화해 1조 3281억 원의 파급 효과를 거두고 전시컨벤션 산업이 부흥해 2조 4948억 원의 부가가치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20년 전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부산의 외국인 관광객이 2005년 207만 4000명에 이르며 전년에 비해 4배 가까이 급증했듯 경주와 부산·서울의 내·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1조 원 넘는 소비 활성화 효과도 예상된다. -
글로벌 기업인 1700명 집결…"향후 10년 산업재편 실험장 될 것" [글로벌 시선 쏠린 경주 APEC]
산업 기업 2025.10.17 17:40:36이달 28일부터 경주에서 시작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정상회의에 앞서 열리면서 APEC 열기를 끌어올린다. CEO 서밋은 1700여 명의 글로벌 기업인들이 참석해 향후 10년의 글로벌 산업 질서를 재편할 기업 간 협력의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APEC CEO 서밋 2025’에 팝스타 이상의 대중적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참석을 확정하고 강연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또 팀 쿡 애플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의 전격적인 참여 가능성도 높다. 전 세계 제약 업계 2위인 존슨앤드존슨의 호아킨 두아토 회장 역시 참석을 확정해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조망하고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도 참석을 조율 중이다. 에너지 업계 거물들도 경주로 모인다. 쩡위췬 중국 CATL 회장,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 개빈 류 웨스팅하우스 아시아지사장, 장뤼크 팔라예 오라노USA CEO, 페트르 자보드스키 체코 두코바니 원전 CEO가 참석한다. 미국 석유 기업인 콘티넨털리소스의 해럴드 햄 창업자를 비롯해 아리엘 핸들러 넥스트데케이드 수석부사장, 호주 산토스의 CEO인 케빈 갤러거, 야오 유미코 일본 도쿄가스 부사장도 서밋에 참석한다. 아울러 대한상공회의소는 자오창펑 CEO 등 가상자산 업계 수장들에게도 초청장을 보내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APEC CEO 서밋은 그간 사흘간 열렸지만 올해는 나흘로 늘어나 총 20개 세션에 걸쳐 진행된다. CEO 서밋은 28일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29일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개막식이 성대하게 펼쳐진다. SK 회장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CEO 서밋의 의장으로 개회사를 하고 APEC에 참여하는 주요국 정상들은 축사를 맡아 세일즈 외교에 나선다. 개막식 후 열리는 첫 세션은 데이비드 힐 딜로이트 아시아태평양 CEO가 글로벌 경제 이슈와 도전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맡는다. 이후 역내 경제협력과 보호무역주의에서 금융투자 전략, APEC 내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사업 전략 등의 세션이 준비됐다. 30일부터는 인공지능(AI) 대전환과 반도체 인프라 구축, 가상자산과 글로벌 금융시장,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혁신, 헬스케어 등의 주제로 서밋이 채워질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이 주관하는 CEO 서밋 부대 행사인 ‘퓨처테크포럼’도 관심을 끈다. 한화그룹은 방위산업, SK그룹은 AI, HD현대그룹은 조선업에서 미래 기술과 글로벌 협업 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며 가상자산과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도 글로벌 기업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모여 의견을 나눈다. 국내 기업들의 측면 지원도 눈에 띈다. LG는 경주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의 절반가량인 70대에 APEC을 알리는 광고를 래핑해 운영하고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영국 런던 피커딜리광장 등 세계적 명소에서 APEC 홍보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20일부터 나흘간 인천에서 열리는 APEC 재무·구조개혁장관회의에 전기차 등을 의전 차량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 카카오모빌리티가 셔틀버스 운행을 지원하며 세스코는 위생 관리 솔루션을, 동아오츠카는 음료를, 세라젬은 건강 가전제품을 제공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 산업과 기업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APEC CEO 서밋의 주제는 ‘Bridge·Business·Beyond(경계를 넘어, 혁신을 통해, 미래로)’이다. APEC 회원국 기업인 1500여 명과 국제기구·금융권 인사들이 모여 ‘국가 간 경쟁’이 아닌 ‘산업 간 연대’가 주된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절된 글로벌 공급망을 다시 잇고 기후위기와 불평등 심화 등 전 지구적 숙제에 대해서도 글로벌 CEO들이 해법의 단초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특히 한국 기업과 기업인 입장에서는 글로벌 경제 협력의 리더로 떠오른 상징성을 공고히 하면서 전 세계 기업들과 협력을 한층 강화할 절호의 기회로 여겨진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APEC CEO 서밋은 글로벌 경제 외교의 장으로 새로운 글로벌 협력의 실험장이 될 것”이라며 “향후 10년간 산업 질서를 재편해나갈 기업들의 협력과 미래 구상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신라 금관 6개 한자리…에밀레종 타종도 생중계 [글로벌 시선 쏠린 경주 APEC]
문화·스포츠 문화 2025.10.17 17:35:40신라 문화의 정수인 금관 6개가 사상 처음 한자리에 모인다.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 타종이 전 세계로 실시간 전파를 탄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맞아 K컬처와 K문화유산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글로벌 10대 경제 강국을 앞서는 5대 문화 강국의 힘을 자부하자는 취지다. 17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주시 등에 따르면 현존하는 신라 금관 6개가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27일 경북 경주시 국립경주박물관에 모인다.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전시를 통해서다. 104년 전 첫 금관이 발굴된 후 세상에 나온 금관들이 총집결하는 것은 처음이다. 국내에는 금관총·금령총·서봉총·천마총·황남대총·교동에서 각각 발굴된 6개의 신라 금관이 있는데 현재 각기 다른 박물관 등에 흩어져 있다. 이 가운데 3개는 ‘국보’이고 2개는 ‘보물’이다. ‘국보’ 성덕대왕신종의 타종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천년의 소리’가 전 세계로 전파를 타는 모습이 연출되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24일 타음 조사를 실시했는데 타종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타종 장면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22년 만이었다. 경주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유산 집적지다.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이유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K컬처가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 APEC은 이미 시작됐다. APEC 정상회의와 환영 만찬 등이 열리는 경주 보문관광단지에서는 15일 ‘빛의 향연’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신라 탄생 신화인 알에서 태어난 혁거세를 소재로 만든 높이 15m의 APEC 상징 조형물이 불을 밝혔다. 이 조형물은 21개 APEC 회원국의 화합과 미래 번영의 메시지, 찬란한 신라의 문화유산을 표현한 것이다. 이 외에 APEC 기간 경주에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야경 명소 월정교에 조성될 수상 무대에서는 29일 한복 패션쇼가 개최돼 APEC 분위기를 돋운다. 조선의 궁중 예악과 신라의 문화 정신을 담은 의례를 재현한 공연 ‘역사 속의 연경당-연경당 진작례’도 27일 첨성대 야외 무대에서 열린다. 또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신라 금관 특별전과 연계해 금관과 황금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한 부채·머그잔·책갈피 등 ‘뮷즈(뮤지엄+굿즈)’ 상품 17종을 개발하고 전시·판매한다. 금관총을 모티브로 한 컵·귀걸이·팔찌 등도 볼 수 있다. -
[韓美 관세협상] “3500억弗 펀드 구성따라 통화스와프도 연동”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0.17 17:34:36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약 열흘 앞두고 진행된 한미 간 ‘120분 협상’에서는 3500억 달러(약 497조 원) 규모의 투자 구성비가 핵심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투자 비율, 투자처 선정 방식, 이익 배분 구조 등 향후 대미 투자 지형에 큰 변화를 불러올 굵직한 이슈들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국은 이번 고위급 협상을 마친 뒤 다음 주까지 실무 협상을 계속하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협상 ‘키맨’들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만난 16일(현지 시간) 협상에서 양측은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은 미국과의 협상을 최종 타결하면서 △원금 회수 뒤 미국이 이익 90% 획득 △투자처 결정 시 45일 내 달러 송금 등을 골자로 한 투자 이행 방안을 확정한 바 있으나 우리나라는 일본식 합의는 어렵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7일 "한국의 외환시장에 대한 상호 간 이해를 바탕으로 3500억 달러 펀드의 구체적인 자금 구성 비율 등에 대해 큰 방향성을 잡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며 “세부적인 부분은 실무적으로 추가 작업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 측은 직접투자 비율을 당초 계획보다 높이는 대신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할 장치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7월 말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직후 대미 직접투자 비율을 전체 투자 금액의 5% 내외로 계획했지만 후속 협의 과정에서 미국 측이 투자 대부분을 직접투자로 진행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직접투자는 투자자가 책임을 지는 일인 데다 대미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외환을 대규모로 끌어와야 하는 만큼 그 리스크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구조가 큰 틀에서 확정되면 통화스와프 체결, 원화 지급 등 직접투자 금액 조달 방식에 대한 합의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을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의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특파원단과 만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의 스킴(구조)이 확정되면 그에 따라 외환 소요가 나올 것”이라며 “이 부분이 어떻게 변동되는지에 따라 통화스와프가 가능한지, 한다면 얼마나 해야 하는지 등을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 안팎에서는 미국 재무부의 외화안정화기금(ESF)을 활용한 통화스와프 체결, 원화 계좌 개설 후 투자금(달러) 현지 조달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대미 협상팀은 한미 조선 협력 방안인 ‘마스가’ 프로젝트,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참여, 농산물 비관세장벽 완화 등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외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에도 속도를 내며 막판 ‘올코트 프레싱(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김 장관은 이날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과 면담한 뒤 “마스가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이 마스가 프로젝트를 선도하고 있는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겨냥해 제재를 진행했지만 한미 조선 협력에는 영향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 셈이다. 미국 국무부 역시 이날 관련한 한국 취재진의 질의에 “(중국의 제재는) 민간기업 운영을 간섭하고 미국 조선 및 제조업 부흥을 위한 한미 협력을 약화시키려는 무책임한 시도”라며 “중국의 행동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동맹국과 협력국들과의 경제 협력 강화 중요성을 재확인시켜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는 “우리는 한국과 단호히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장관은 미국 현지에서 17일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장 겸 내무장관, 앤드루 그리피스 에너지부 부장관 등과도 면담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민주 "국힘, APEC 망칠건가…대통령 당부에 억지"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0.17 17:12:17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고속도로 청소 미흡' 발언을 겨냥한 국민의힘 공세에 "민생보다 정쟁, 꼬투리 잡기에 집착하는 국민의힘의 모습이 안타깝다"고 17일 비판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작은 것 하나까지 세세히 챙기는 '일 잘하는 대통령'에 이제 적응하시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경기지사 시절 도로공사에 고속도로 청소를 요청하니 죽어도 안 했다'며 사례를 든 대통령의 한마디를 트집 잡고 나섰지만, 당시 도로공사 사장은 현 함진규 사장이 아니었다"며 "억지가 오죽 심했으면 국민의힘 출신 함진규 사장조차 퇴임 압력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답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혹시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도 본인들이 망쳐놓은 새만금 잼버리, 부산 엑스포 유치전처럼 실패하길 바라느냐"며 "대통령의 현장 행정을 억지로 왜곡해 정치싸움으로 몰아가는 것은 국익보다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9일 국무회의에서 "어느 나라에 가서 고속도로를 차 타고 지나가다 쓰레기가 너저분하게 널려 있으면 완전히 이미지가 나빠지지 않느냐. 경기지사 할 때 도로공사에 청소하라니까 죽어도 안 하고 진짜 말을 안 듣더라"며 상시적인 고속도로 쓰레기 청소를 당부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지시사항은 무게감과 의미가 남다르다"며 "대통령이 고속도로 쓰레기 문제를 언급한 이유는 임기가 보장된 공공기관장 사퇴를 압박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金총리 “APEC 준비 마무리 과정 리스크 요인 철저 관리하라”
정치 정치일반 2025.10.17 17:10:46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2주 앞두고 진행한 현장 점검에서 “남은 일정이 촉박한 만큼 마무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을 각 관계기관이 크로스 체크하여 철저히 관리할 것”을 당부하며 ‘초격차 APEC’을 주문했다. 경주시청에서 열린 분야별 점검회의에선 △제2차 정부합동 안전점검 결과 △정상회의 및 공식만찬 계획 △경제인행사 운영 △미디어 지원 △숙소 △교통·수송 △응급의료대책 △치안·안전 대책 등이 논의됐다. 김 총리는 특히 정상회의와 함께 APEC의 한 축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CEO 서밋(Summit) 등 경제인 행사 준비 현장을 집중 점검했다. 이후 경주 예술의전당과 화랑마을을 차례로 방문하며 준비 상황을 살폈다. 김 총리는 “경제인 행사는 한국이 글로벌 기업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등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위해 준비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PEC 정상회의는 대한민국이 세계와 만나는 무대이자 국가 품격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 현장상황반에서는 현장의 문제들을 세심히 파악해 관계기관과 총력 대응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APEC 정상회의 개최 직전인 다음 주 중에도 집중적인 경주 APEC 현장점검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
트럼프 "習 2주내 만날 것…100% 對中관세 지속 못해"
국제 정치·사회 2025.10.17 15:46:48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내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모두 만나겠다고 공언했다. 미중 무역 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둘러싼 ‘세기의 담판’이 연이어 성사될지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폭스 비즈니스 뉴스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관련해 “시 주석을 2주 안에 만날 것”이라며 “나는 그와 매우 잘 지낸다”고 말했다. 2주 뒤는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확대,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제재 등 대미 공세를 쏟아내면서 미중 정상회담 불발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이를 반박한 것이다. 중국에 부과한 100% 추가 관세에 대해서는 “그것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6일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는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마쳤으며 매우 생산적인 대화였다”면서 “푸틴 대통령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영광스럽지 못한’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제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마 2주 내”라고 답변했다. 양국 정상이 마주하는 것은 올 8월 15일 알래스카 회담 이후 처음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라며 전쟁 종식이 임박했다고 공언했지만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오히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폭격을 퍼부으면서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가 변곡점을 맞이하게 됐지만 정상회담이 향후 협상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을 요청하고 미국이 이를 검토하면서 러시아를 압박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지난 협상 때처럼 시간 끌기에 나설 경우 추진력이 약해질 수 있어서다. 토마호크는 러시아 본토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순항미사일로 푸틴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끌고 나올 강력한 압박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우리도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에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블룸버그통신도 양국 정상 간 통화와 차후 이어질 만남이 미국의 대러 압박 수위를 약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이번 통화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 직전에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토마호크 지원 등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보다 앞서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가 이뤄진 셈이다. -
[단독] 사미어 사맛·젠슨 황도 APEC 찾는다
산업 기업 2025.10.17 15:45:15사미어 사맛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 대표가 이달 말 열리는 경주 APEC CEO 서밋 참석을 확정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참석을 최종 통보했다. 글로벌 빅테크 뿐 아니라 헤럴드 햄 콘티넨탈 리소스 창업자 등 에너지 기업 수장들과 바이오·가상자산 등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글로벌 리더들도 경주 APEC을 찾는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사미어 사맛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 대표가 경주 APEC 참여를 최종 확정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도 참석을 조율 중이다. 최태원 SK(034730) 회장이 의장을 맡게 될 APEC CEO 서밋 개막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글로벌 CEO들의 방한 일정도 속속 확정되는 모습이다. 특히 빅테크 뿐 아니라 에너지·바이오·가상자산 업계 글로벌 리더들도 대거 한국에 모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에너지는 인공지능(AI) 산업에 기초 인프라여서 이번 APEC CEO 서밋에 관심이 높다. 미국 석유기업인 컨티넨탈 리소스의 해롤드 햄 창업자를 비롯해 아리엘 핸들러 넥스트데케이드 최고경영자, 호주 산토스의 CEO인 케빈 갤러허, 유미코 야오 일본 도쿄가스 사장 등이 경주를 찾는다. 글로벌 제약업계 빅샷들의 참여도 늘고 있다.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존슨 회장이 참석을 확정한 가운데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도 참석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올 APEC 정상회담에서 다룰 주요 이슈 중 하나가 저개발국가의 백신 접종 불평등에 관한 것이어서 글로벌 빅파마들도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창업자 등 가상자산 업계 수장들도 참석 여부를 조율 중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CEO들은 워낙 일정이 촘촘하기 때문에 국제 행사에서 개막 사흘 전에야 참석 여부를 알려주기도 한다”며 “개막이 다가올 수록 참여하는 주요 인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전문가 90% 수준까지 도달…'실시간 AI통번역' 언어장벽 허문다[테크언커버드]
산업 IT 2025.10.15 18:31:08올 4월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월 ‘제58회 세계 소셜 커뮤니케이션의 날’을 맞아 낸 메시지에서 “인공지능(AI)은 세대 간에 정보 교환을 촉진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완전한 소통을 하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언어와 세대로 인한 소통 장벽을 낮추고 결과적으로 인류의 정보 교환을 촉진할 기술이라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AI 기반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가 실제 업무와 생활에서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소통 도구로서 AI의 가능성은 현실화되고 있다. 실시간 AI 통번역 서비스는 해외 여러 국가 연사와 청중이 참여하는 컨퍼런스에서부터 다국어 온라인 회의, 상점의 접객까지 활용 분야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메타·구글 등 빅테크는 물론 국내 IT 대기업과 중소·스타트업까지 고도화된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를 내놓으며 언어장벽 해소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AI 통번역, 컨퍼런스·화상회의서 일상화 국내 AI 통번역 시장 생태계도 확장되고 있다. 중소·스타트업 중에서는 플리토와 XL8이, 대기업에서는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018260))와 LG CNS(LG씨엔에스(064400))가 해당 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플리토는 ‘라이브·챗 트랜스레이션’을 통해 컨퍼런스와 회의, 접객 등에서 활용되는 AI 실시간 통번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XL8은 ‘이벤트캣(실시간 통역)’과 ‘미디어캣(번역)’을 선보임으로써 국내는 물론 해외 컨퍼런스, 미디어 시장을 겨낭하고 있다. 삼성SDS는 업무 자동화 생성형 AI 서비스 중 하나로 ‘브리티 미팅 코파일럿’을 제공 중이다. LG CNS도 업무혁신 에이전틱 AI 서비스에 포함된 ‘에이엑스씽크(a:xink) 트랜스레이터’를 공개하고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경제신문은 최근 국내에서 AI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를 활발하게 개발·제공하고 있는 중소·스타트업의 대표와 대기업 담당자들에게 현재 기술 수준과 향후 발전 방향을 물었다. 이들은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주요 언어 기준 AI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의 완성도를 90% 중반대로 평가한다. 번역의 속도 측면에서는 이미 전문 통역가들의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F’와 ‘P’ 발음도 구분…음성인식·데이터가 서비스질 좌우 먼저 전문가들은 AI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의 발전을 이끈 핵심 기술로 음성인식과 양질의 데이터 학습, 생성형 AI의 등장을 꼽았다.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지난해부터 음성인식 기술이 사람 발언의 미묘한 부분까지 높은 정확도로 인식하는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AI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가 고도화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음성 인식 기술의 정확도는 AI 학습을 접목하며 급발전했다”며 “통번역 엔진에 지속적으로 AI 학습을 접목하면서 헷갈릴 수 있는 사람의 이름이나 ‘F’와 ‘P’의 발음을 구분하는 수준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S 역시 음성인식 기술이 서비스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우창균 삼성SDS C&C상품기획그룹장은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학습 효율이 비약적으로 향상됐고 다양한 언어의 인식 정확도 역시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플리토와 XL8의 경우 데이터 학습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정영훈 XL8 대표는 “인터넷에 떠도는 데이터를 모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 번역가들이 쌓아온 데이터를 우리의 통번역 엔진에 학습시키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우리의 통번역 데이터에 대해 전문 번역가들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정확도 향상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리토는 발언자에 대한 사전 데이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발언자에 대한 사전 데이터 학습은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회의보다는 대형 컨퍼런스에서의 강연 내용을 통역하는 데 더욱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이정수 대표는 “AI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에서 음성인식과 버금가게 중요한 것이 초개인화”라며 “화자마다 억양과 주로 사용하는 단어, 관심사 등이 다른데 기존 강연이나 사전 정보를 학습함으로써 더욱 정확하고 풍성한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성형 AI로 문맥도 이해…전문 통역가 수준에 근접 또 전문가들은 챗GPT,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 기술의 등장도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의 발전을 이끌었다고 평가한다.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이제는 단순 기계적인 번역을 넘어 문맥을 이해하고 의미를 자연스럽게 재구성해 통번역하는 것도 가능하게 됐다. 삼성SDS는 생성형 AI 기술이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우창균 그룹장은 “앞으로는 AI 기술을 통해 대화뿐 아니라 회의 참석자의 표정, 억양, 제스처와 같은 비언어적 요소까지 전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LG CNS도 생성형 AI 기술이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의 정확도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고 보고 있다. 구인호 LG CNS MWP AX서비스팀장은 “과거에는 다소 딱딱하게 직역되던 문장도,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앞뒤 문장을 이해해 자연스러운 문맥으로 변환된다”면서 “발언자의 문맥 속 일부 단어가 약어로 사용되더라도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번역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속도와 정확도 향상 과제…온디바이스AI가 해결책 이들은 다만 아직 AI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가 언어장벽을 완전히 허물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통번역의 속도와 정확도 측면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봤다. 속도는 발화자가 발언이 시작된 이후 3~5초 정도의 시간 차가 있으며, 정확도의 경우 아직 전문 통역가의 90% 중반대로 평가된다. 컨퍼런스나 일상적인 회의에서는 활용도가 높지만, 중요 계약 체결이나 국가 간 외교 회의처럼 한 치의 오역도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선 전문 통역가의 도움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1:1 대면 대화에서는 통번역 시간 차로 인한 대화 공백이 생겨 어색한 상황이 연출되는 한계도 분명하다. 플리토는 속도를 개선하는 방법으로 온디바이스AI의 실현을 꼽았다. 이 대표는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는 온디바이스AI를 환경에서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를 구현하면 속도를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 실시간 통번역에 적합하면서 기기 내에서 구동할 수 있는 AI 반도체 등이 개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음성인식 기술이 더욱 향상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인호 팀장은 “주변 소음, 마이크 상태, 회의 공간에서 발화자의 울림, 사투리 등 외부 환경 요인으로 인해 음성 인식 품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성능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확도에 대해선 시간의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정영훈 대표는 “아직 AI는 고유명사나 사람 이름 등에 대한 구분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문제는 앞으로 데이터 학습을 통해 차츰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이미 인터넷과 교통의 발전으로 거리의 장벽은 없어졌다고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언어의 장벽마저 허물어진다면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창업하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협업하는 것이 일상화될 것”이라며 “인류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관세전쟁 후 첫 다자외교 무대…"경주 APEC이 통상·안보 분수령"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5.10.09 17:39:0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국 정상들이 이달 말 김해공항을 통해 속속 방한한다.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경북 경주에서 개최될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로 한미·한중·미중 정상회담 등이 잇따라 열린다. 9일 정치권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인 APEC 정상회의 주간에 21개국 정상과 각료, 기업인 및 수행 인원 등 총 2만여 명이 경주에 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통상 외교가 불을 뿜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6년 만에 양자 회담을,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는다. APEC 정상회의 직전에 열리는 최고경영자(CEO) 서밋에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오픈AI의 샘 올트먼, 애플의 팀 쿡,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등 빅테크 거물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도 참석한다. 외교가에서는 “다자주의 퇴색 속에 경주 APEC이 통상·안보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
21개국 정상 숙소 보문단지내에 배치
정치 대통령실 2025.10.09 17:38:18이재명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의장국 정상으로서 정부의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특히 강대국 정상들의 참여가 예정된 만큼 이들 국가 간 ‘가교론’을 내세운 이 대통령에게 이번 정상회의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추석 연휴 동안 공식 일정을 최소화하며 APEC 정상회의 준비 현황을 점검했다. 경주 APEC 정상회의가 미국·중국·일본 등 정상들이 모두 참석하는 ‘메가 이벤트’로 확장되자 대통령실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준비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APEC 정상회의 실무 작업은 김민석 국무총리가 총괄 지휘하고 있지만 ‘번외’전이라고 할 수 있는 한미·한중 등 정상회의는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전략을 구상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무총리가 총괄하는 만큼 APEC 정상회의의 모든 만찬·친교 일정을 이 대통령이 직접 주관하지는 못하겠지만 중요한 이벤트 중심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PEC 정상회의가 약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행사 시설과 숙박·수송·경호 등 준비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먼저 지난달 말 기준 정상회의장과 같은 주요 행사 시설의 공정률은 평균 98%를 넘어섰다. 기존의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를 고쳐 만든 APEC 정상회의장은 외벽에 LED 조명등 설치로 수리가 마무리 단계이다. 정상들 교류의 장이 펼쳐질 만찬장은 기존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라한셀렉트 경주 호텔 대연회장으로 장소가 변경됐다. 숙소 준비도 마무리됐다. 경주 지역 12개 주요 호텔에 정상급 숙소(PRS) 35개가 마련됐다. 21개 회원국 정상의 숙소는 모두 보문단지 내 배치됐다. 각국 대표단, 경제인 등의 숙소는 호텔 외에도 리조트 시설 등을 활용했다. 정상들의 교통 수단은 어느 정도 준비됐지만 안전 상황에 따라 변경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APEC 준비단의 설명이다. 크게 김해국제공항과 KTX 경주역 등을 거점으로 지정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일주일 간 경주역 KTX 정차 횟수를 하루 4~10회, 총 46회 추가해 운영하기로 했다. 대구국제공항과 포항경주공항은 예비 공항으로 활용한다. -
韓 'AI·인구 문제' 핵심 의제로 제시…경주선언 '합의 문구 수위'에 주목
정치 대통령실 2025.10.09 17:37:12한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열리는 것은 1991년 서울, 2005년 부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APEC 출범 초기였던 과거 회의에서는 다자무역체제와 무역 자유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번 경주 정상회의에서는 복잡해진 국제 정세를 반영해 구체적인 협력 분야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중을 중심으로 한 신냉전 구도가 굳어지는 상황에서 갈등 완화와 협력 증진에 대한 의지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또 다자무역체제라는 큰 틀에서 세부적으로 인공지능(AI), 인구문제, 지속 가능한 성장 등 분야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AI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전통적인 무역·투자·공급망 중심 논의에 ‘미래 사회구조’ 의제를 결합한 시도로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새 협력틀을 제안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APEC AI 이니셔티브’ 채택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만큼 회원국들의 밀도 있는 논의가 예상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최근 브리핑을 통해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AI와 인구문제 논의를 주도하는데 이는 APEC이 기존에 다뤄오던 주제가 아니라 올해 처음 한국이 제시한 새 의제”라며 “회원국이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하고 합의에 이르는지가 이번 회의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AI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경제구조 전환의 중심”이라며 “의장국으로서 ‘책임 있는 AI 활용 원칙’을 도출하고 회원국 간 연구 인프라·인력 교류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엔에서 이 대통령은 ‘AI 이니셔티브’에 대해 △AI 거버넌스 국제표준 논의 △디지털 역량 격차 해소 △공공분야 AI 활용 확대 등을 포함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한국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도 의제로 내세워 단순한 사회 위기가 아닌 새로운 성장 전략의 기회로 접근할 계획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인구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APEC 다수 회원국이 겪는 공통 과제”라며 “노동력 감소와 복지 부담 증가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회의에서는 여성·고령층의 경제활동 확대를 비롯해 돌봄·헬스케어 산업 육성 및 AI 활용 생산성 제고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외교부는 이번 회의의 성패가 ‘합의 문구의 수위’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즉 AI와 인구문제라는 ‘새 의제’가 기존 경제협력 틀 속에서 얼마나 현실적 합의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인 셈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APEC은 합의된 문장으로 결과를 내는 협의체이기 때문에 단어 하나, 표현 하나가 중요하다”며 “한국이 제시한 새 의제가 ‘경주 선언’에 어떤 형태로 반영되는지가 이번 회의의 가장 큰 관심사”라고 평가했다. -
트럼프가 바꾼 통상 패러다임…새 글로벌 가이던스 나오나
정치 정치일반 2025.10.09 17:35:36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핵심 의제 중 하나가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질서’다. 지난해 페루에서 열린 회의에서도 APEC 회원들은 이른바 ‘마추픽추 선언’을 통해 다자무역 질서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 문제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달라진 국제 질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도 회원국들이 ‘천년고도 경주’에서 새로운 글로벌 가이던스를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APEC 정상회의 주간은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일주일로 지정됐다. 이 기간 동안 최종고위관리회의와 외교통상 합동 각료회의, 기업 최고경영자 회의(CEO 서밋) 등의 일정이 진행된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이틀간(10월 31일~11월 1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다. 이 자리에서 발표될 ‘경주 선언’을 위해 회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고위관리회의와 재무·통상·디지털경제 등 각 분야별 장관회의를 이어오며 의견을 조율해왔다. ‘경주 선언’은 지난 1년간의 대장정을 집약한 종합판인 셈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14개의 분야별 장관회의와 고위급 회의가 고용·교육·여성·경제·디지털·인공지능(AI)·에너지·문화 등 분야에서 개최되고 있다”며 “각 회의에서 21개 회원 간 컨센서스에 의거한 합의 문서가 도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년 만에 의장국이 된 우리 정부의 주도 하에 각 주제별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번 APEC을 둘러싼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 APEC의 본령이자 세계 무역질서를 떠받쳤던 자유무역주의가 어느 때보다도 위기에 처해 있는 탓이다. 세계 경제의 중심축인 아시아태평양 주요국들은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자국중심주의 파고 속에서도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찾아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떠안게 된 것이다. 관건은 APEC의 전통적 지향점인 다자간 무역체제에 대한 지지와 아태지역 무역자유화를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다. 최근 보호무역주의 흐름 속에서도 지난해 페루와 2023년 미국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간 무역체제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는 내용을 공동선언에 담아냈다. 하지만 이번 APEC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정상회의다. 지난 1년간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관세를 앞세워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어왔다. 이번에도 다자주의 지지 등의 문구에 제동을 걸며 ‘비호혜적’ 무역 환경을 시정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할 공산이 크다. 이에 맞서 중국은 다자간 무역체제 수호를 앞세우며 미국에 날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APEC은 컨센서스(만장일치) 방식으로 의사 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21개 회원 중 한 나라라도 반대하는 문구는 공동선언에 들어갈 수 없다. 5월 제주에서 열린 통상장관회의에서도 ‘WTO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어야 했다. 정상선언 문안 도출까지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의장국인 우리 정부의 어깨 또한 무거울 수밖에 없다. 최소한의 공감대 마련에 실패할 경우에는 의장성명만 나올 수도 있다.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