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의 주재료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깊어지고 있다. 대형 유통사들이 자본력을 앞세워 원료를 선점하면서 중소 브랜드의 공급망이 붕괴되는가 하면 소상공인을 노린 지능형 사기 범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 규모의 베이커리 브랜드 대표는 22일 서울경제신문에 “지난주 후반부터 대기업들이 카다이프를 대량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며 “이들이 기존 가격에 웃돈을 얹어 ‘싹쓸이’에 나서면서 확보했던 물량 2톤을 빼앗겼다”고 털어놓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1㎏당 1만 3000원 수준이던 카다이프 가격은 최근 2만 4000원 안팎으로 약 85% 폭등했다. 이는 수입 유통망이 한정된 상황에서 뒤늦게 진입한 대기업들이 대규모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유통 업체 전반에 걸쳐 웃돈을 얹어 매집에 나선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본력에서 밀린 중소 브랜드들은 충분한 양의 원재료를 구하지 못해 백화점 등지에서 예정됐던 팝업(임시 매장) 행사를 줄줄이 취소해야 하는 형편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 역시 “공급의 안정성이 최우선이라 점포 입장에서는 원료 수급 능력이 확실한 대형 제조사를 파트너로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두쫀쿠는 중동 지역에서 주로 쓰는 실 형태의 반죽인 카다이프에 피스타치오와 마시멜로를 더해 특유의 식감을 구현한 디저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하지만 원재료 시세는 비정상적으로 과열된 상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피스타치오 수입량은 372톤을 기록했다. 4개월 전인 93톤 대비 4배가량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톤당 8800달러 수준이었던 피스타치오 수입 단가는 1만 6800달러로 2배 가까이 폭등했다.
이렇다 보니 미리 매집한 재료를 비싼 값에 되파는 ‘리셀’ 움직임도 포착된다. 이날 주요 개인 간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볶은 카다이프나 탈각 피스타치오는 1㎏당 1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에서 거래됐다. 게시물들은 주로 “한 번에 50㎏까지 대량 구매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한 개인 카페 운영자는 “소고기보다 비싼 값을 주고 재료를 사야 하지만 이전까지 매출 상승에 직접적인 효과를 본 사례가 많다 보니 안 만들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식 공급망이 마비되자 개인 카페 사장을 노린 범죄 또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타인의 창고 사진을 도용하거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생성한 ‘허위 인증샷’으로 재고를 보유한 것처럼 꾸민 뒤 100㎏ 단위 거래를 조건으로 500만 원 이상의 선입금을 요구해 이를 가로채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또 다른 개인 카페 운영자는 “재료를 납품해주겠다는 연락이 와 대금을 송금하려 했으나 물량 확보가 어려운 시기에 시세보다 저렴한 값으로 물량을 대량 공급하겠다는 제안이 들어올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전했다.
시장의 과열 양상과 달리 정작 소비자들은 ‘두쫀쿠 광풍’의 지속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다. 데이터 컨설팅 기업 ‘PMI’가 28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72.7%가 두쫀쿠 열풍을 일시적인 유행이거나 점차 사그라들 현상으로 진단했다. PMI 관계자는 “두쫀쿠 유행은 소유와 ‘경험의 증명’ 욕구가 결합된 현상”이라며 “흐름을 읽는 브랜드만이 반짝 유행을 넘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brassgu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