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회동을 끝으로 8일간 이어진 단식을 마쳤다. 정부·여당의 외면 속에 ‘쌍특검(통일교, 공천 헌금)’ 입법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단식 기간 동안 범보수 인사들의 호응을 얻으며 당내 정치적 입지를 한층 강화했다. 다만 지방선거 승리의 선결 조건으로 꼽히는 한동훈 전 대표와의 갈등 봉합, 개혁신당과의 연대 등은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농성 중인 장 대표를 찾아 “목숨을 건 투쟁을 한 대표의 진정성을 국민들이 인정할 것”이라며 “훗날을 위해 이 자리에서 이제 ‘단식을 그만두겠다’고 약속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예정에도 없이 박 전 대통령과 마주한 장 대표는 이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장 대표는 “좀 더 길고 큰 싸움을 위해 단식을 중단하지만 부패한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의 폭정을 향한 국민의 탄식은 오늘부터 불꽃처럼 타오를 것”이라며 “진정한 단식은 오늘부터 시작”이라고 선언했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이번 단식 투쟁을 통해 보수 진영의 중심에 섰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당내에서는 지도부의 노선 변경을 주장해온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가 장 대표를 지지했고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놓고 결을 달리했던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단식 농성장을 찾아 보수 대통합의 물꼬를 텄다. 국민의힘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의 발걸음도 이어지며 모처럼 야권 결집의 분위기가 형성됐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장 대표를 전두환 정권에 맞서 단식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에 빗대며 “우리 투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으로는 단식 정치의 한계도 명확했다. 장 대표를 찾은 여권 인사는 이명박 정부 출신인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 단 1명에 그치는 등 정부·여당의 응답을 끌어내지 못했다. 단식 중반부부터는 당 안팎의 시선이 쌍특검 도입이 아닌 한 전 대표의 방문 여부에 모이며 당초 목표가 흐려졌다는 지적도 받았다.
개혁신당과의 지방선거 연대도 불씨를 살리지 못한 모습이다. 이 대표는 전날 장 대표를 방문한 지 하루 만에 “선거 연대를 검토한 바도, 할 이유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개혁신당은 더 나아가 전날 법원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 임무 종사 등 혐의에 대해 징역 23년을 선거하고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한 것을 계기로 중도 보수층을 겨냥한 독자적인 선거 행보를 구상 중이다.
안으로는 친한(친한동훈)계와의 내홍도 여전하다. 한 전 대표 측근인 박상수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 대표를 향해 “단식 중단으로 절반을 했으니 이제 징계 철회와 통합이라는 나머지 절반을 하면 된다”며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철회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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