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나라 면적이 한반도의 7.5배에 이르지만 국토 전체가 하나의 천연 요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난공불락의 지형을 갖고 있다. 국경은 자그로스산맥·엘부르즈산맥·센트럴마크란산맥 등 산악 지대로 이뤄져 있다. 내륙은 평평한 소금 사막이 대부분이다. 수도 테헤란의 명칭도 페르시아어 ‘테(바닥)’와 ‘란(산등성이)’에서 유래했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유일한 약점이라면 이란의 관문으로 이라크 접경지대에 위치한 샤트알아랍강 정도다. 하지만 이마저도 상당 부분 습지대라 방어하기 수월하다. 이 때문에 기원전 4세기 알렉산드로스대왕, 13세기 몽골, 14세기 티무르 제국 등 외세가 간혹 침략한 적이 있지만 오래 지배하지는 못했다. 사람들이 몰려 살았던 산악 지대까지 장악하기가 어려웠던 탓이다.
2002년 이란의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이 드러나자 조지 W 미국 행정부 내 일부 강경파들은 이란 공격을 주장했다. 이때 합동참모본부 의장 출신인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이 ‘사막은 가능하지만 산은 가능하지 않다’는 격언으로 가로막았다고 한다. 공군력만 갖고는 공격 효과가 제한적이고 지상군 투입도 어렵다는 논리였다. 실제 지상군을 투입하려면 방어 측이 유리한 산악 지역의 협로를 통과해야 한다. 설사 내륙으로 진출해 몇몇 도시를 점령하는 데 성공해도 사막과 고원 등을 모두 통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미국 입장에서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소모전을 각오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 옵션을 당분간 보류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란 정권의 시위대 처형 중단을 이유로 내걸었지만 중동의 미군 전력이 이란의 반격에 대응할 만큼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부 세력에 의한 이란 정권 교체 가능성은 아직 낮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란의 신정 체제 붕괴가 시간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데다 부정부패·경제난 등으로 인해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생과 국민 통합에 실패한 정권이 무너진다는 것은 고금의 진리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hoihu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