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흔히 보는 정수기 물이 오히려 수돗물보다 오염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AIMS 미생물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사무실 정수기 물의 미생물 오염 수준이 수돗물보다 더 심각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미국·유럽·브라질 등 여러 국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수기 약 70~80%가 박테리아 오염 안전 기준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애리조나에서는 정수기 샘플 73%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권장하는 종속영양세균 기준치를 초과했다. 웨일스와 캘리포니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브라질에서는 정수기 샘플 76.6%에서 대장균이 검출됐지만, 수돗물 샘플은 36.4%에 그쳤다. 스위스에서도 정수기 샘플 24.1%에서 녹농균이 나왔고, 수돗물은 10% 수준이었다.
정수기에서 특히 주의할 균으로는 녹농균이 지목됐다. 토양과 물에 흔히 존재하는 세균이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선 상처를 통해 감염되기 쉽다. 감염되면 폐렴, 골관절염, 요도염, 전립선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패혈증으로 진행되면 사망률이 20~30%까지 올라간다.
연구팀은 세균이 정수기 내부 부품·필터·수도꼭지 표면에 달라붙어 보호막을 만들며 자란다고 설명했다. 내부 배관 튜브에 물이 고여 있으면 몇 시간만 지나도 증식 환경이 만들어진다. 정수기 물에는 수돗물과 달리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염소가 없다는 점도 한 이유로 제시됐다. 특히 사용자가 손으로 만지기 쉬운 노즐에는 다른 부위보다 오염 물질이 100배 더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물질은 컵이나 병 입구에 옮겨 붙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내부 부품은 2~4주마다, 사용이 잦은 부위는 그보다 더 자주 닦는 게 좋다고 연구팀은 권고했다. 노즐처럼 손이 많이 닿는 표면은 매달 청소하는 편이 낫다. 필터 교체는 통상 6개월 주기지만, 사용량이 많으면 더 앞당길 필요가 있다. 물을 받을 때는 몇 초간 먼저 흘려보낸 뒤 컵과 수도꼭지가 닿지 않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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