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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똘똘한 한 채도 보유세 상향"…당정 "논의 없었다" 부랴부랴 선긋기

金 과표·누진율 조정 검토 발언에

與, 한강벨트 표심 악재될라 '당황'

靑도 "원론적 얘기" 확대해석 경계

김용범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고가 1주택자에 대해 보유세와 양도세 과세표준 구간을 세분화하고 누진율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히자 당정이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모두 김 실장의 발언에 대해 “추후 검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한 것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6·3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발언으로 보고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김 실장은 1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택 공급 정책이 발표되고 가격이 안정되면 그 다음에는 세금 문제를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며 “같은 1주택이라도 소득세처럼 20억·30억·40억 원 등 구간을 촘촘히 해 보유세를 달리 적용하자는 제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의 발언은 현행 부동산 세제가 소득세 대비 정교하지 못하다는 지적에서 비롯됐다. 현재 소득세는 누진세가 적용돼 최고세율이 45%에 달한다. 반면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고가 1주택자의 보유세(종합부동산세)는 최고세율이 2.7%에 그친다. 양도세 역시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할 경우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는다. 이에 과세표준을 조정하고 누진율을 더 높여 조세 형평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갑작스러운 김 실장의 발언에 청와대와 여당·정부에서는 황급히 ‘선 긋기’에 나섰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보유세·양도세 누진율 상향을) 검토할 수 있다는 원론적 수준의 말이지 ‘언제 어떻게 해서 고치겠다’는 구체성을 가진 것이 아니다”라며 “세제 개편 관련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공급 대책을 포함해 여러가지 정책을 도입해도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경우 최종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민주당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국회 또는 당과 아무런 협의가 없었던 내용인 데다 6·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 신중한 모습이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세제 개편만 염두에 둔 게 아니라 공급 대책이 이뤄지고 나면 세제를 손봐야 한다는 취지로 안다”며 “당정 간에 이 의견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통화에서 “어떤 배경에서 나온 발언인지 모르겠다”며 “이와 관련해 재경위와 논의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김 실장의 보유세·양도세 누진율 상향 주장이 서울 ‘한강벨트’ 지역의 표심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부동산의 경우 서울시장 선거에서 가장 민감하고 폭발력을 갖춘 이슈다 보니 김 실장의 발언과 최대한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은 건드릴수록 악재가 될 수 있다”며 “당장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불안감만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정경제부 역시 김 실장이 밝힌 부동산 세제 개편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보유세와 양도세 과세표준 구간을 조정하는 것은 세제 구조를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경부 내부에서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세금을 활용하는 방안은 기본적으로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부작용만 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 세율이나 과세표준 구간을 손대는 것보다 보유세를 높이고 양도세를 낮추는 등 근본적 개선 방향을 중심으로 세제 개편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동산 공급 계획에 대해 김 실장은 “어느 정도 (확보가) 마무리된 물량이 있고 발표도 할 수 있지만 (정책 당국은) 시장에서 기대하는 수준 이상으로 의욕을 부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 용산지구 같은 경우에는 서울시와도 꽤 의견이 접근해가고 있다”고 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공급 규모를 놓고 서울시는 ‘최대 8000가구’ 수준을 제시했지만 정부는 ‘1만 가구 이상’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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