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로 구속 위기에 몰렸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 경영진이 영장실질심사에서 “불구속 상태여야 임직원 급여 지급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속영장이 기각된 당일 홈플러스는 내부 공지를 통해 “1월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3일 김 회장과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MBK파트너스 부회장) 등 경영진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14일 새벽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영장심사 과정에서 김 회장과 김 부회장은 불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불구속이 돼야 임직원 급여 지급 등 회사 운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취지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또 “아시아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를 설립했고 국내 사모펀드 업계에서 첫 발을 내딛은 사람으로서, 이런 혐의를 받는 것 자체가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는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영장실질심사는 13일 오전 10시 시작해 오후 11시 40분께 종료됐으며, 심사 시간만 약 13시간 40분에 달했다. 영장실질심사 제도 도입 이후 가장 긴 심사로 전해진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각각 PPT 500장과 1500장을 준비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불구속 필요성과 급여 지급을 연결해 언급한 것과 달리, 홈플러스는 14일 임직원 대상 내부 공지에서 “현금 유동성 부족으로 1월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회사는 재무 상황이 개선되는 대로 급여를 지급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홈플러스 급여가 완전히 중단되는 것이 아니라 유동성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급여 지급이 지연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 등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대규모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한 뒤,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회장 등이 적어도 지난해 2월경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2월 28일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홈플러스는 등급 하락 나흘 뒤인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검찰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한 상태에서 채권을 판매한 뒤 곧바로 회생을 신청한 행위가 고의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MBK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는 입장문을 내고, 김 회장이 홈플러스 운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으며 회생 신청은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법원의 영장 기각 사유 등을 종합 검토한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와 불구속 기소 방침 등을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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